민주당, 정교유착 문제라며 자체 특검법 발의野 내부 선거 개입만 수사 대상 적시, 與 제외종교의 정당 내 선거 개입설, 與서도 나돌아국민의힘 반발 … "공정성 갖출 시늉도 안 해"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위한 자체 법안을 발의했지만, 해당 수사 대상에는 '국민의힘 내부 개입 여부'만 들여다보도록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를 막론하고 종교의 조직적 당원 가입과 당 내부 선거 개입설이 난무하지만, 민주당은 자당을 제외한 국민의힘만을 수사 대상에 못 박은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9일 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은 기왕 하는 김에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그걸 위반한 소지가 있어 보이는 신천지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정교유착 의혹은 내란에 버금가는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라며 "통일교·신천지 특검은 반드시 한다. 민주당은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강경한 발언과 달리 정작 민주당은 통일교·신천지 특검안에 민주당 내부 선거와 당원 가입에 두 종교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수사할 권한을 적시하지 않았다.

    반면 두 종교의 조직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과 선거 개입 등은 수사 대상으로 적시해 특검의 칼날이 야당만을 향하도록 했다.

    민주당이 지난 26일 발의한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및 비리 의혹 사건 등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이들은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에 6가지를 명시했다. 

    6가지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와 그 관련 단체 및 관계자 등의 정치권을 상대로 한 불법적인 금품ㆍ향응 등의 제공과 각종 부정 청탁 의혹 사건 ▲공적개발원조 및 한·일해저터널 등 사업 관련 통일교의 불법 관여 의혹 사건 ▲통일교와 신천지의 조직적인 국민의힘 당원 가입 등과 국민의힘의 당내 선거 및 공직선거 불법 개입 의혹 사건 ▲통일교 시설 인허가 특혜 의혹 사건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건에 관하여 고소ㆍ고발이 제기된 사건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를 방해하는 일체의 행위 등이다. 

    통일교와 신천지 신도들이 대거 당원으로 가입해 당내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국민의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지배적인 평가다. 여당에서도 이미 각종 전당대회에서 종교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최근 당원들 중에서는 특정 죵교가 우리 당 선거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의나 문제 제기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면서 "불신을 털고 가야 한다는 주장들도 많이 나온다"고 했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즈음부터 민주당 권리당원 숫자는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 8월 민주당 광주시당·전남도당 권리당원 신규 모집 결과 30만장의 가입 신청이 접수됐다. 

    2024년 8월 당 대표 보궐선거 기준 호남(광주·전남·전북)의 권리당원은 36만5000명이다. 이는 당시 전체 민주당 권리당원의 3분의 1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에 준하는 30만 명이 신규 당원 가입 신청서를 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민주당 전당원투표에서 민주당이 밝힌 전체 권리당원은 164만5061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통일교와 신천지의 조직적인 국민의힘 당원 가입 등과 국민의힘의 당내 선거 및 공직선거 불법 개입 의혹 사건'으로 야당만을 겨냥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고 있다. 여야의 균형을 맞추려는 최소한의 '흉내'도 포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개혁신당과 공동 발의한 통일교 특검법에 여야가 공히 통일교의 조직적 당원 가입과 당내 선거·의사 결정 개입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수사받도록 수사 대상에 적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정도면 아예 공정성을 갖추려는 시늉도 안 하는 것 아니냐"면서 "통일교나 신천지가 여야에게 이미 손을 뻗쳤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국민의힘 내부 선거 개입만 들여다 보자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