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의회 민주주의 유린 … 폭거"무선 마이크도 등장 … 본회의 정회
-
- ▲ 우원식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서성진 기자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도중 정회를 선포했다.우 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런 국회의 모습을 보이는 게 너무나 창피해서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나 의원의 발언이 안건과 무관하다며 마이크를 끈 데 대한 국민의힘의 항의를 문제 삼은 것이다.우 의장은 이날 본회의에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7명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나 의원이 첫 주자로 연단에 섰다.가맹사업법 개정안에는 가맹사업자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신설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우 의장은 나 의원의 필리버스터 시작부터 날을 세웠다. 그는 나 의원이 연단에 서자 "인사 안 합니까"라고 물었고, 나 의원이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다"고 답하자 "인사를 안 하는 건 자유인데 안 하고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나 의원을 향해 "정신 차려", "인사해라"라고 외쳤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용히 하라"고 맞받았다.발언 시작 약 10분 뒤 우 의장은 "가맹사업법 관련 무제한토론을 하러 나온 것이 맞느냐. 이는 의사 진행을 방해하려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나 의원의 마이크를 차단했다.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2의 추미애"라며 "우미애"를 연호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발언 중 마이크를 자르는 건 추미애 법사위원장밖에 없다"고 비판했다.우 의장은 "일부러 마이크를 안 주는 게 아니라 (나 의원이) 사회자를 무시하고 있다"며 "가맹사업법 의제로 들어가겠다고 하면 마이크를 켜 주겠다"고 반박했다.이후 설전이 이어지던 가운데 나 의원은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국민의힘 자체 카메라에 연결된 무선 마이크를 들고 발언을 이어갔다.우 의장은 "어떻게 본회의장에 무선 마이크까지 들고 들어올 수 있느냐. 그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제가 갖고 온 게 아니다"라고 맞섰다.국민의힘은 이날 우 의장의 조치를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나 의원은 본회의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입법 독재가 도를 넘고 있다"며 "저는 이건 의장의 회의장 질서 유지권이나 사회권 범위를 넘는 의장의 직권남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긴급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국회 역사상 국회의장이 발언을 방해하고 마이크를 꺼버린 초유의 사태"라며 "독단적 본회의 진행이자 법률 규정을 무시한 의장의 폭거"라고 비판했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회의장직을 민주당 지부로 격하시키고 국회의장도 '개딸' 눈치를 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의회 독재에 부역한 국회의장, 직권을 남용한 아첨자로 남을 것"이라고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