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민주당에도 '쪼개기 후원' 정황특검은 野만 기소 … 기소 대상서 與 제외野 "민주당은 돈 받아먹어도 되는 특권층?"
  • ▲ 적막한 가평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 적막한 가평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과정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에게도 교단 자금을 이용해 '쪼개기 후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선 소환조사 등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편파수사'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은 지난 10월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을 국민의힘 시도당 및 당협위원장 20명에게 1억4400만원을 여러 명의 이름으로 쪼개기로 후원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민의힘에 불법 정치 자금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통일교를 겨냥해 '정교유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교분리는 정말 중요한 원칙인데 이를 어기고 종교 재단이 조직적·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이는 헌법 위반 행위이자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통일교 지역 조직 관계자들은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기간 일부 지역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 후보들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점이다.

    호남 지역을 담당하는 통일교 4지구장은 강기정 광주시장, 이용섭 전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를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강원 지역을 담당하는 2지구장 역시 이광재 당시 강원지사 후보에게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특검은 통일교가 민주당 정치인을 후원한 데 대해선 범죄 혐의가 없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 통일교가 지역 조직 1∼5지구에 교부한 금액은 총 2억1000만원이다. 이 중 1억4400만원 상당의 후원금에 대해서만 기소하고, 차액인 6600만원은 민주당 등 다른 정당 후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혐의에서 제외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특검의 선택적 기소를 지적하며 역공에 나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중기 특검팀이 통일교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민주당 중진 의원 2명에 대한 증언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돈 받아먹어도 되는 특권층이냐"고 쏘아붙였다.

    주 의원은 "직무유기 범죄다. 민중기 특검이 권력 맛에 도취되더니 간이 배 밖에 나왔다"며 "순직해병 특검은 '공수처 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며 오동운 공수처장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민중기 특검이 민주당 의원들의 금품 비리를 덮은 것과 딱 들어맞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이 '민주당 의원들은 통일교의 조직적 동원에 따른 불법 후원은 아니었기에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은 것'이라고 둘러댄 데 해선 "뻔뻔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주 의원은 "그렇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단독으로 갖다 주는 수천만원은 넙죽 받고 있다는 뜻인가"라며 "순직해병 특검이 공수처장을 기소했듯이, 검찰은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 혐의를 당장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통일교 금품로비에서 민주당만 쏙 빼준 민주당 하청업자 민중기 특검이야말로 민주당이 신나서 추진하는 위헌적인 법왜곡죄 최악의 적용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 법안 상 (법왜곡죄는) '적용해야 함이 분명한 법령을 적용하지 않거나 왜곡하여 적용한 경우'"라며 "물론 위헌적 법왜곡죄 없이도 현행법으로도 직무 유기, 직권남용 등으로 당장 구속감"이라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은 자기들이 통일교에 받은 거액 돈과 시계는 불법이 아니라 합법이라는데, 그런 헛소리 하려거든 민주당은 '그동안 계속 통일교 돈 받아먹어 왔다'고 털어놓으시라"며 "앞으로 민주당에 입당하면 수천만원 현금과 명품시계 받아 먹어도 되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통일교의 돈, 시계를 받은 사람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 쪽 사람들이라 민주당 내의 권력투쟁이 예상된다고들 하던데, 그런 거 상관없이 '걸리면 가야' 하는 것"이라며 "통일교 돈 받아먹을 때, 그런 생각 못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