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국빈방문 앞두고 현지 언론 인터뷰END 구상 언급하며 "북한과 대화 재개 준비""평화 촉진자로서 트럼프-김정은 대화 지원""中,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필수 파트너"
  • ▲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출발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튀르키예 앙카라로 출발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우리 정부는 일방적인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튀르키예 국빈방문을 앞두고 이날 공개된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통일은 여전히 우리의 최종 목표이며, 단순한 이상이 아닌 헌법에 명시된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방적 통일이 아닌) 한반도 전체 구성원의 민주적 의사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평화로운 공존과 상호 발전을 통해 점진적·단계적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대북 정책 구상으로는 지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북한 비핵화 전략인 'E.N.D.(교류·Exchange, 관계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한반도에서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남북 간) 모든 소통 채널이 차단되고 신뢰가 훼손되는 등 한반도는 중대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대화 재개가 저의 최우선 과제"라며 "어떤 채널을 통해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평화를 위한 필수 동반자인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고, 저 자신은 '평화의 촉진자'로 북미 대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지난 미국 방문 당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NPT 체제를 확고히 준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위협이 지속되는 가운데 어떤 도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미의 확장 억제를 더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지금도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필수 파트너"라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이웃 국가인 중국과의 관계도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수직적 분업 구조가 아닌 수평적 협력을 확대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동북아에서 군비 경쟁이 격화되고 대결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핵 및 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해 한미동맹을 미래를 향한 포괄적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중국과의 우호 관계도 유지하며 동북아의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번영을 촉진할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방문을 앞둔 튀르키예와의 협력과 관련해서는 "방산 분야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생산, 기술 협력, 훈련 교류 등 양국 간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알타이 전차 사업은 양국 방산 협력의 대표적 사례"라며 "차세대 방위 기술 분야로 파트너십을 더욱 확대하여 무인체계와 기존 플랫폼의 통합, 기동성과 방호 기술의 고도화, 양국 산업이 함께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탐색 등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했다.

    또 "양국의 강점이 매우 상호보완적이며 튀르키예는 특히 무인기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고, 한국은 전차, 자주포, 함정 등 첨단 플랫폼 무기 체계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런 구조가 양국의 장점을 결합한 협력의 큰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원전 협력과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의 튀르키예 시놉 원전 프로젝트 참여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 원전 기술과 안전한 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의 원자력 발전 역량 제고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의 바라카 원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등 지난 20년간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실적을 쌓았다"며 "정해진 기간과 예산 안에서 사업이 추진되도록 하는 최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과 인프라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증진의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재건 사업과 같은 복잡하고 규모가 큰 인프라 프로젝트에서도 양국이 가장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튀르키예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싸운 형제이자 피로 맺어진 형제 국가"라며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협력의 범위를 에너지, 바이오·헬스,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들로 넓혀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