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對중동 구상 'SHINE 이니셔티브' 발표 … "韓·중동 상생의 길 열 것"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 번영, 문화 세 가지 영역을 아우르는 대(對)중동 구상인 '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카이로 대학교 연설에서 "평화, 번영, 문화 세 가지 영역에 걸친 샤인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HINE'은 각각 안정(Stability), 조화(Harmony), 혁신(Innovation), 네트워크(Network), 교육(Education)을 뜻한다.

이 대통령은 "함께하는 관여를 통해 안정과 조화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운을 띄웠다. 이 대통령은 2007년부터 레바논에 동명부대를 파견하며 중동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두 국가 해법'을 일관되게 지지한 점과 분쟁 지역의 식량난을 해결할 인도적 지원을 해왔다는 것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가자 사태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집트 적신월사에 천 만 불을 새로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의 경제발전을 이끌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이집트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 등 자유무역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네트워크와 교육을 통해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카이로 대학을 포함한 양국 대학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ICT 분야 석사 장학생 사업, 연수프로그램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늘려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푸드, 패션, 뷰티 등 K-컬처에는 한국과 중동의 교류를 확장할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담겨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우리 국민이 중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집트의 국영 신문인 알 와흐람에 기고문을 내고 "북핵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되며, 실용적·단계적 해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임 대통령들은 금단의 선을 넘으며 한반도 평화의 새 길을 개척해 냈다"며 "이재명 정부도 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 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지원하며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