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을사늑약 정도 요구 … 황당 내용 일색""산업장관 사전 협의 … 수익 없는 사업 막을 것"
  •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간 관세·안보 합의를 문서화하는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설명자료)'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간 관세·안보 합의를 문서화하는 '조인트 팩트시트(JFS·합동설명자료)'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이 대통령,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 관세 협상 당시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미국의 요구안이 "을사늑약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는 평가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17일 오후 SBS 8뉴스에 출연해 "8월 2일 토요일이었다.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미국에서 보낸 문서가 왔다고 하기에 어떤 내용이냐고 물으니 '을사늑약은 저리 가라 할 정도입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서 형식이나 내용 등이 오죽하면 그런 표현을 했겠느냐"면서 "협상이 그래도 무난하게 타결된 상대국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의 표현이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정말 황당무계한 내용 일색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 또 "8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긴장이 고조되고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었다"며 "저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두 시간 정도 마지막 설전을 해보니 비로소 미국의 요구가 더 뚜렷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3500억 달러가 우리 예상과 달리 전액 현금 투자를 의미한다면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강화된 우리 입장을 담아 5페이지 문서로 보냈다"며 "그때 통화스와프 등 외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달라(는 내용이 있었다). 미국도 굉장히 난감했을 것이고, 한참은 양국 간 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8월 정상회담 이후 (보낸) 훨씬 강화된 우리의 입장문, 그게 협상의 돌파구가 됐다"면서 "기본 원칙을 끝까지 관철해 200억 달러 연간 한도 등 양보를 얻어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한국의 대미 투자에 따른 수익금을 한미가 5대 5로 나누도록 한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 "우리가 마지막까지 (조정하자고) 주장했고, 일정 조건 하에서는 조정할 수 있는 문구도 받아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계속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성 있는, 5대 5 배분 걱정이 들지 않을 사업을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무리한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인 협의위원회와 사전 협의하기로 돼 있다"며 "상업적 합리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충분히 수익성 없는 사업은 막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