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힘 과도한 정치 공세에 방어하려다 생긴 일"부동산 여론 악화에 재초환 폐지 카드까지 만지작금융당국 과열 경고에도 與는 '코스피 최고치' 광내기반도체 묻으면 다 간다? … 제2 닷컴버블 우려↑
-
-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민심이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악몽'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공급 확대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권 인사들의 잇단 설화가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급기야 야당이 불안을 부추긴다며 책임을 돌리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의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비판이 정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과 조언이기를 바란다"며 "과도한 조언으로 국민께 불안을 드려 서민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를 걷어차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제를 요청한다"고 했다.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정부가 국민께 혼나고 있는 부분도 따지고 보면 국민의힘의 정치 공세에 과도한 설명으로 방어하려다가 생기는 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정부를 향해서는 "비난이라고만 치부하지 말고 새겨들을 부분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며 "지적과 비판이 있으면 '더 잘 살펴보겠다'는 겸손함으로 국민께 더 큰 신뢰와 안심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민주당이 부동산 민심 악화의 원인을 돌연 국민의힘으로 돌리려는 배경에는 최근 이어진 실언 등 악재가 자리하고 있다.시작은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었다. 이 차관은 10·15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정부 정책을 통해 시장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런데 정작 이 차관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인 분당 판교에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에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민에게는 '대출을 통한 매수는 투기'라고 경고한 인사가 사실상 갭투자를 한 셈인 만큼 '내로남불'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여기에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발언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대책 직후 "수억, 수십 억원의 빚을 내서 집을 사게 하는 것이 맞나"라며 정부 정책을 옹호했지만, 정작 본인은 35억 원대 송파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역풍을 맞았다. 당 안팎에서는 "국민의 주거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나왔다.설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전국 평균 15억 정도 아파트면 서민이 사는 아파트라는 인식이 있다"며 "그 이상이 되는 주택에 있어서는 주거 사다리라기보다는 조금 더 나의 부를 더 넓히고 축적하는 욕망의 과정"이라는 발언을 했다. 청년·신혼부부를 향한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이 커진 상황에서 복 의원의 발언은 "15억 이하는 천민이냐"는 반발을 샀다.잇단 구설 속에 민주당은 급기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간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공급 확대'라는 명분을 앞세워 폐지 검토를 언급한 것이다.재초환은 조합원 1인당 보는 이익이 8000만 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로, 2006년 도입됐지만 유예된 후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부활했다. 아직까지 실제 부과된 사례는 없다.박 수석대변인은 재초환 폐지에 대해 "정책 제안이 나오면 국민께서 그래도 희망을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원내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대화해나가길 기대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민주당은 부동산 혼란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는 한편, 코스피 상승세를 내세우며 '부동산 악몽'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시장의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머니무브'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3930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린 것이다.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스피 4000 포인트 바로 눈 앞에 왔다"며 성과를 내세웠고,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는 가고 코스피 5000을 향해 고고"라고 했다.한 의장은 전날에도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정권 시절에는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지도부에 주식 투자를 권하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원한다면 국민성장펀드의 주가지수 상승 ETF에 참여해 주가지수 상승의 과실을 맛보시기를 권한다. 과실은 생각보다도 기분 좋고 달콤할 것"이라고 밝혔다.문제는 국내 증시에도 과열 신호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거래융자 잔액,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는 24조 원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2000년대 닷컴버블 시기 증시의 모습과 닮았다며 '제2 닷컴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인공지능), 반도체 등과 연관되면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금융 당국도 과열을 우려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투자협회와 거래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특히 청년층과 50~60대 투자자 사이에서 빚투(빚을 내서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만약 하락장이 올 때 강제 매도로 주식을 잃으면 다시 상승장이 와도 기회를 활용하기 어렵다. 증시 열기에 편승해 맹목적으로 '이슈 종목'을 빚내서 투자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