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최민희 의원실, 방통위에 화환 요청"박정훈 "최민희, 권력에 취한 독재자 모습 보여"MBC노조 "탄핵돼 '퇴장'해야 할 사람은 최민희"
  •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이종현 기자
    국정감사 기간 딸의 '국회 결혼식'을 강행한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사면초가(四面楚歌), 욕개미창(欲蓋彌彰)의 위기에 놓였다. 

    최 위원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의 결혼식을 신경 쓰지 못했다" "결혼식 전날 '내일이 결혼식'이라는 문자를 받고 참석했다"며 결혼 날짜와 장소 등을 다 딸이 주도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정작 딸 결혼식장에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의 화환이 도착했고 △국회 사랑재 결혼식장 예약도 최 위원장의 ID로 신청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증폭시킨 것. 

    최 위원장은 "딸이 결혼식 준비를 주도했고, 정확한 날짜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인지했다"고 주장했으나, 현실적으로 권력의 정점인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딸의 요청'으로 화환을 보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려워 최 위원장의 해명이 매우 곤궁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최민희 의원실에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측에 화환을 보내 달라는 요청을 했던 것으로 전해져, "바빠서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다"는 해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영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사무처장 직무대리는 최 위원장 딸의 결혼식장에 놓였던 방통위 화환에 대해 "통상적인 관례에 따라 방통위 명의로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MBC 사장 출신 김장겸 의원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연락을 받았다. 이 전 위원장은 분명히 최민희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다고 한다"며 이 전 위원장과 방통위 직원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방통위 직원이 이 전 위원장에게 "최 위원장 딸의 혼사가 있다는데 화환을 보내시죠. 의례적인 겁니다"라고 하자, 이 전 위원장은 "나하고 최민희와 관계가 그런데 굳이 보내야 하나?"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그러자 방통위 직원이 "사실은 최민희 의원실에서 (화환을) 보내 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앞에서는 눈물 흘리면서 '양자역학 공부한다'고 해명하고는 뒤로는 의원실에서 엉뚱한 짓을 한 것 아닌가. 국회의원실이 캄보디아 피싱 조직하고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이 국감 기간 국회에서 자녀 결혼식을 한 문제와, MBC에 가서 원하는 대로 보도를 안 했다는 취지로 보도본부장을 나가라고 한 문제, 그리고 상임위 취재기자들에게 선택적으로 취재하고 있으니 나가라고 하는 문제는 다 독재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권력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독재자의 모습"이라며 "우리 상임위를 진행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 MBC 기자들, 최민희 향해 연일 '사과 및 사퇴' 촉구 

    정계뿐 아니라, 최 위원장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자사 임원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면서 최 위원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MBC 내부에서도 최 위원장을 향한 성토가 빗발쳤다.

    지난 21일 MBC 기자회와 MBC 새기자회가 최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MBC노동조합(3노조)은 21일과 23일 두 차례 성명을 통해 "과방위원장으로서 자격미달"이라며 최 위원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앞서 최 위원장을 향해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MBC노조는 23일 <썩어빠진 정치인 최민희, 과방위원장 사퇴하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어처구니 없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딸 결혼식 청첩장이 '모바일 청첩장'으로 전달되면서 신용카드 결제 기능이 추가됐다는 것"이라며 "최 위원장은 '기업이나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결혼식장에는 피감기관의 화환들이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MBC노조는 "21일자 MBC 보도에 따르면 한국식품연구소, 우주항공청장, LG유플러스, DGIST 총장,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한국전기연구원 등 수많은 피감기관과 단체장의 화환이 이 결혼식 복도를 가득메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양자역학 공부를 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면서 딸이 자신의 명의를 이용해 국회 예약사이트에 가입해 국회 예식 공간을 대여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고 언급한 MBC노조는 "최 위원장의 반론은 너무나도 허술하고, 설사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날을 세웠다.

    MBC노조는 "국정감사 기간에 피감기관의 화환을 이 정도로 많이 받는다는 것은 과연 있을 수 있는 것이냐"며 "아무리 영민한 딸의 해킹 실력(?)이 있다하더라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연락처까지 알아내 일일이 청첩장을 보낸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해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언론노조가 최 위원장과 친하다 하더라도 피감기관이 아닌 노조위원장에게까지 따님이 청첩장을 보낼 수 있나?"라고 반문한 MBC노조는 "탄핵돼 퇴장해야 할 사람은 최 위원장 본인이라 생각한다"며 "당장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함은 물론이고, 과방위에서 퇴출돼야 마땅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딸의 결혼식에 도착한 각계 단체·기관장들의 화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딸의 결혼식에 도착한 각계 단체·기관장들의 화환.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