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中 비판에 혼조 마감…나스닥 0.8% 하락장 마감 앞두고 "대두 수입 중단, 경제적 적대행위"…대응 시사中, 한화오션 제재 등 통상 패권 견제 또다시 수위 높이는 미·중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을 비판하며 대응조치를 예고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 양상을 보이며 마감했다.

    전날 한국과 미국이 추진 중인 조선업 협력 '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중국의 정조준된 데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확전하는 양상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2.88P(0.44%) 오른 4만6270.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0.41P(-0.16%) 내린 6644.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72.91P(-0.76%) 내린 2만2521.70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 마감을 앞두고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미국의 대두를 사지 않고 우리 대두 농가들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경제적으로 적대행위(Hostile Act)라고 믿는다"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식용유 및 다른 교역품목과 관련된 중국과의 사업 관계를 단절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령 우린 식용유를 쉽게 자체생산할 수 있다"며 "우린 중국에서 그것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4월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보복관세로 맞서는 한편,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 양국 협상으로 관세 전쟁은 휴전 상태지만,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은 그대로 유지돼 미국 내 대두 농가들의 불만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묵은 문제를 돌연 '적대행위'라고 규정하고 보복을 예고했으나, 이는 실제 보복에 나서겠다기보다는 임박한 대두 관련 협상을 염두에 둔 압박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여파로 장중 반등 흐름을 보이던 S&P500 지수는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중국 상무부가 중국 내 조직·개인이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등 5개 업체와 거래·협력 등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중국 항만에 기항하는 미국 선박에 항만수수료를 부과하는 한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해운(한화쉬핑)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오션USA인터내셔널 △한화쉬핑홀딩스 △HS USA홀딩스 등에 대한 거래행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중국 조선 등 산업에 대한 301조 제한조치 시행과 관련한 중국 측 입장'을 통해 이번 제재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 제한조치에 대해 "전형적 일방주의, 보호주의 행위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면서 "'중·미 해운협정'의 평등 호혜 원칙을 위배하며 관련 국가의 해운 및 조선기업에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부여해 중국 해운·조선기업 등 산업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구성하고 중국 관련 산업의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무부는 한화오션이 제재 대상에 오른 이유에 대해 "한화오션의 미국 내 관련 자회사가 미국 정부의 관련 조사활동을 지원해 중국의 주권, 안전, 발전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문제 삼으며 중국을 상대로 100%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주말새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초래한 바 있다.

    베어드 프라이빗 웰스매니지먼트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긴장을 다시 고조시키려 한다면 현재 주가는 이전 같은 무역갈등 상황에 견줘 매우 비싼 상황"이라며 "특히 100% 대중(對中) 관세나 다른 대응조치가 다시 현실화할 경우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시장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 중 한때 22를 돌파하며 4개월간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후에 들어 20으로 내렸지만, 시장은 여전히 무역갈등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분위기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브 호워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긴장 완화방안이 월말까지도 불분명한 상태이며 시장이 여전히 이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에도 집중되기도 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개연설에서 향후 수개월 내 연준의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 긴축(QT, 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다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