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거짓말" … 野 강대식, 국감서 합참 질타합참 "1건 제외한 나머지 10~11월 모두 시행 예정"정동영, 北 김여정 요구 직후 훈련 조정 제안 논란
  • ▲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 군이 지난 8월 한반도 방어를 위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실시하면서 애초 계획된 야외기동훈련(FTX) 40여 건 중 20여 건을 폭염 등을 이유로 9월로 연기했으나 실제로는 이 가운데 5건만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UFS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대응 절차를 시뮬레이션에 기반해 검증하는 지휘소연습(CPX)과 병력·장비가 실제로 기동하는 야외기동훈련(FTX)으로 구성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진영승 합참의장에게 "연기된 한미연합훈련 22건 중에 실시한 것은 5건에 불과하다"며 "이렇게 축소해서 연합훈련을 실시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진 의장은 "연기한 것을 9월 내 다 계획하지는 못했고, 지금 1건을 제외한 나머지는 10월, 11월로 해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잘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대통령께서도 국군의날에 확고한 연합 방위 능력과 태세를 강조했다"며 "합참 공보실장이 브리핑에서 (연기된) 연합연습을 9월 중에 실시한다고 했는데 (연기된) 22건 중 5건밖에 못 했다. 국민에게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연기하면서 그 일정에 대해서 좀 조정했다. 그 일정은 수행하는 부대 상황과 훈련 지역 등을 고려해 조금 조정한 것이고, 연말까지 (예정된 훈련을) 반드시 실시한다고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겠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도 전날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FS·UFS 기간에는 연습상황과 연계한 연합훈련에 집중하고, 소부대 전투기술 및 주기적 반복훈련은 연중 균형 있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지난 8월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라이언 로널드 유엔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과 공동 브리핑을 열고 FTX 20여 건이 연기됐다고 밝히며 "극심한 폭염에 따른 훈련 여건 보장, 연중 균형된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일부 훈련을 다음 달로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 시나리오와 연계된 FTX와 미국 측의 인원과 장비가 전개되는 훈련은 정상 시행한다. 어떤 특정 기간에 훈련을 집중해서 실시하는 것보다 연중 균형된 전투 준비 태세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균등하게 분산 시행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 방침이 발표되기 약 2주 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에 사실상 호응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아 정부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북한 김여정은 지난 7월 담화에서 이재명 정부를 향해 "선임자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면서 방어적 성격의 한미연합연습을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이라고 규정했다.

    이 담화 직후 정 장관은 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새 정부의 행동을 보려 할 것"이라며 "(김여정의) 담화에도 적시돼 있듯, 한미 연합훈련의 조정이 남북 관계의 가늠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가 오랜 기간 준비해 온 훈련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조정하는 게 쉽지 않다'는 지적에 "우리 정부의 의지에 따라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군과 미국 측의 이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다는 점"이라며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기조도 윤석열 정부를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