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허가 병행 처리하는 새 모델 첫 도입49층·5893가구 대단지 탈바꿈…2030년 착공 목표강남 시작으로 여의도·목동 등 확산 주목
  •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은마아파트를 찾아 신통기획 2단계 적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은마아파트를 찾아 신통기획 2단계 적용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2단계의 첫 적용 단지로 선정됐다. 

    정비사업 인허가 체계를 개편한 모델이 실제 현장에 적용된 첫 사례로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정비사업 속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은마아파트를 찾아 신통기획 2단계 적용 계획을 발표하며 "서울시의 주택 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은 적극 지원하는 것"이라며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정비사업 속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은마아파트를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은마아파트를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상윤 기자
    신통기획 1단계가 정비구역 지정 전 단계에서 사전기획과 협의를 묶어 기간을 단축한 제도라면 2단계는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계획 인가, 교통·환경 심의 등 인허가 절차를 병행 처리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2단계를 적용해 인허가 일정을 압축하고 2030년 착공을 목표로 잡았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강남권 노후주거지의 대표 사례다. 

    주거 환경 개선과 안전 확보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층수 제한과 GTX-C 노선 지하 관통 문제 등으로 정비는 10년 넘게 지연됐다. 

    2015년 주민 제안으로 50층 재건축이 추진됐으나 당시 35층 높이 제한에 막혀 무산됐고 2022년 말 최고 35층 안으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이후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되면서 49층 계획이 가능해졌고 올해 1월 신통기획 자문을 신청해 8개월 만인 9월 수권분과 심의를 통과했다. 정비계획은 재공람을 거쳐 결정고시될 예정이다.
  • ▲ 강남구 은마아파트 신속통합기획 2단계 적용 계획 ⓒ서울시
    ▲ 강남구 은마아파트 신속통합기획 2단계 적용 계획 ⓒ서울시
    서울시는 이곳에 신통기획 2단계를 적용해 2년 내 사업시행 인가를 완료하고 이후 관리처분 인가까지 2년, 이주·철거에 1년을 더해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시는 은마를 시작으로 신통기획 2단계를 본격화해 강남뿐 아니라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민간 주도 재건축에 공공분양을 처음 결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서울시는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기존 300%였던 용적률을 331.9%로 완화하고 655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이 중 195가구는 다자녀·중산층을 위한 공공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 227가구는 민간분양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 외에도 5개 단지에서 역세권 용적률 특례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역 면적, 도로, 기반시설 등 입지 조건과 주변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비계획 단계에서 완화 범위를 설정하고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권대중 한양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은마아파트는 상징성이 큰 단지인 만큼 다른 대형 단지에도 상당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최근 서울시가 추진 중인 인허가 기간 단축과 용적률 상향 효과가 맞물려 재건축 시장 전반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이 지원하는 만큼 공공기여 요구분도 많아지고 있어 이 부분이 조합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