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진핑, '대만 고립' 대미 최종 목표"美·中 관계 개선…상대적 대만 소원 기류 조성내달 경주 APEC서 트럼프 2기 첫 회담, 방중 등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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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190629 AP/뉴시스.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협상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화를 끌어내 대만을 고립시키려고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중국과의 무역합의 조기 도출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대급부로 미국의 대만 독립 명시적 반대를 공식화할 것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를 간절히 바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시 주석은 이를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이 대만의 독립을 "반대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도록 압력을 가할 계획이라고 WSJ은 보도했다.'대만 독립 반대'는 역대 미국 행정부의 대만 정책과 다르다.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중국을 중국의 유일한 합법 정부로 인정하고, 대만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뒤 비공식 관계를 이어왔다.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통해 대만과의 관계를 규정해왔다. 이는 중국이나 대만 어느 한쪽이 현 상황을 일방적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하며 양안(兩岸, 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이 정책에서 미국은 가장 민감한 문제인 대만의 독립 및 주권과 관련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방어하겠다고 했다가 미국의 대만 정책이 달라진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직면하자 '하나의 중국 정책'을 재확인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does not support)고 선언했다.그러나 시 주석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이러한 입장에 더 이상 만족하지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시 주석에게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와 '대만 독립을 반대한다'는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아니라고 WSJ은 설명했다.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독립 반대'를 선언할 경우 이는 미국의 정책이 지금까지의 중립적인 입장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중국과 더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시 주석의 중국 내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 라이칭더 대만 총통. EPA연합뉴스. ⓒ연합뉴스
경제적 성과를 최우선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중국은 미국이 '대만 독립 반대'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한다.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아직 공식적으로 계승하지는 않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과 달리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피해 왔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경우 자기의 협상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해왔다.미·중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후 고강도 관세전쟁을 벌였으나, 점차 관계 개선을 이뤄가고 있다.고위급 경제협상을 통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에 합의하며 정상간 통화가 성사됐다. 양 정상은 내달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2기 첫 회담을 하기로 했다.양국은 관세협상 및 우크라이나전쟁, 펜타닐 유입 차단 등 현안 논의 추이에 따라 내년 초 트럼프 대통령 방중, 연말 시 주석 미국 답방까지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대만과 미국의 관계는 점차 약화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만 침공시 군사 개입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고, 오히려 "시 주석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대만을 침공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또 바이든 행정부가 약속했던 대만에 대한 4억달러(5640억원) 규모 군사지원안을 승인하지 않았으며 중남미를 방문하려던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거부하기도 했다.다만 백악관과 가까운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억제하면서 대만이 드론과 탄약 구매 확대 등을 통해 방어력을 강화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행정부 한 고위당국자는 "대만해협의 양 국가와 행정부 차원의 상호작용을 허용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여전히 같다"고 말했다.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은 대만과 관계를 확대하고 무기 판매를 늘렸다.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워싱턴과 타이베이를 갈라놓는 건 베이징의 성배와 같다"며 "시진핑은 다가올 트럼프와의 교류를 워싱턴과 타이베이를 떼어놓을 최적의 기회로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선윤 중국 연구 총괄은 "미국의 대만 관련 정책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을 끊임없이 압박하고 반복적으로 요구해 조금씩 진전을 이루고, 그 과정에서 대만의 미국 신뢰를 약화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