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공모하고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재판장 강완수)는 19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직권남용, 위증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절차라 이 전 장관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이윤제 특검보는 "피고인은 윤 전 대통령의 위법한 계엄 선포 내란에 가담해 행안부 장관으로서 직권을 남용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서 위증까지 했다"며 공소 요지를 밝혔다. 이어 "헌법질서 회복과 국론 분열 종식을 위해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계엄에 반대했고 그 뜻을 대통령에게 분명히 전달했다"며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했다. 

특히 계엄 공모 의혹과 관련해 "계엄을 모의한 사람이 지방에서 김장 행사를 하고, 허둥지둥 기차를 예매하며 올라올 리 없다"고 반박했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전달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지시를 한 적 없고, 관련 진술도 뉘앙스를 전한 수준"이라며 증거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헌재 위증 혐의와 관련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 부분은 있었으나, 기억에 반하는 진술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앞서 변호인은 공소장에 이 전 장관이 직접 관여하지 않은 부분이 포함돼 공소장 일본주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불분명한 표현으로 불필요한 공방이 예상되면 문구를 다듬으라"고 특검 측에 당부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7일 첫 정식 공판기일을 열고, 이후 매주 1회씩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전 장관은 평시 계엄 주무 장관으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계엄 선포를 제지하지 않은 혐의, 윤 전 대통령의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경찰청과 소방청에 전달한 혐의, 그리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