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도피' 의혹 관련 외교부·법무부 고위직 수사
  • ▲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뉴데일리DB
    ▲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뉴데일리DB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명현 특별검사)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과 관련해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등 핵심 피의자를 다음 주 연이어 소환한다.

    정민영 특검보는 19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그간의 압수수색과 실무자 조사, 당사자 참고인 조사 등을 바탕으로 다음 주부터 '호주대사 사건' 피의자 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오는 22일 오후 1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시작으로 23일 오전 10시 이노공 전 차관, 24일 오전 10시 조태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들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의 주요 피의자였던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해 사실상 도피를 돕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범인도피·직권남용)로 고발됐다.

    정 특검보는 "조사 대상자들을 통해 윤석열 정부 시절 외교부·법무부 고위 인사들이 인사 검증 절차 없이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하고 불법 행위로 출국시켰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뉴데일리DB
    ▲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뉴데일리DB
    조태열 전 장관은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과 출국, 귀국 및 사임 전 과정을 관장한 책임자다. 이노공 전 차관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인사 검증을 할 당시 법무부 차관이었다. 이시원 전 비서관은 호주대사 임명 절차가 진행될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임했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종섭 전 장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12시간 가까이 조사하며 당시 상황과 입장을 확인했다. 범인도피죄는 도피를 도운 사람을 대상으로 하므로, 도피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은 참고인 신분이다. 이 전 장관은 조사에서 "도피라고 생각하느냐"며 반문하고, 변호인도 "망상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 당시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출국금지 조처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금지가 해제됐고, 11일 만에 귀국해 사임했다.

    특검 관계자는 함께 고발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일정이 논의되지 않았다"면서도 "원칙적으로 피고발인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병 특검의 수사 실적이 저조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정 특검보는 "법이 개정돼서 11월 말까지 수사를 한다면 현재 중반이 지난 정도라 기소가 안 돼서 수사 실적이 없다는 건 맞는 비판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큰 문제는 없으며, 10월에는 윤 전 대통령 조사도 예정돼 있어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