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10월 15~25일 M씨어터서 개최…전석 1만원경기시나위·국립국악원·청주시립국악단 등 전국 대표 국공립 10개 악단 참여
  • ▲ '2024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공연.ⓒ세종문화회관
    ▲ '2024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공연.ⓒ세종문화회관
    전국 곳곳의 국악관현악단이 한자리에서 모여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세계성을 아우른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세종문화회관은 10월 15~25일 M씨어터에서 '2025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를 개최한다. 현재 전국의 국공립 국악관현악단은 30여 개에 이른다. 3회째를 맞은 올해에는 10개 단체가 참여하며 전통과 현대, 지역성과 예술성, 대중성이 조화를 이루는 무대를 선보인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우리나라가 지금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들떠 있는데 축제도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하나의 원군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통 그 자체로도 핫하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며 "클래식 음악에 비해 우리 음악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았나 싶다. 축제를 통해 국악이 빠르게 대중 속으로 다가가는 장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악관현악은 국악기를 서구식 오케스트라처럼 배치해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것을 뜻한다. 1965년 세종문화회관 소속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현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창단으로 시작된 국악관현악은 2025년 60주년을 맞았다. 축제는 우리 전통음악을 동시대 예술로 새롭게 인식하고 대중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2023년에는 티켓 오픈 20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관객 4959명과 연주자 512명이 함께했다. 국악계는 "2000년대 이후 다소 침체된 국악관현악의 흐름에 전환점을 마련한 의미 있는 무대"라고 평가했다. 2024년에는 유료 판매로 전환됐음에도 높은 객석 점유율 기록, 누적 관객 5000명을 달성하며 지속가능한 공연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범훈 축제추진위원장은 "많은 프로 악단들이 모여서 자발적으로 연주곡을 마련해 축제를 여는 것은 이 행사가 유일하다"며 "광대는 굿판을 열어줘야 노래를 하고 춤을 췄듯이, 무엇보다 계기를 마련해주는 게 중요하다. 3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축제는 △15일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16일 KBS국악관현악단 △17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18일 전주시립국악단 △19일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21일 청주시립국악단 △22일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 △23일 대구시립국악단 △24일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25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 ▲ 지난 18일 진행된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제작발표회.ⓒ세종문화회관
    ▲ 지난 18일 진행된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제작발표회.ⓒ세종문화회관
    이 중 청주시립국악단과 진주시립국악단은 처음 합류한다. 청주시립국악단은 김원선 지휘자와 함께 창작곡 '숲의 유산, 청가'와 대금 협주곡 '비류'를 청주의 고유한 음악 세계를 풀어낸다. 이건석이 이끄는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은 판소리 '흥보 박에서 무슨 일이?', 가야금 협주곡 '아나톨리아', 사물놀이 협주곡 '태양의 신' 등이 연주된다.

    김원선 지휘자는 "청주시립국악단은 '청주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위촉 초연곡 중심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국악의 새 흐름은 언제나 창작에 있다. 창작 타악과 대금 협주곡이 공존하는 무대를 통해 국악이 감각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협연에는 한국의 전통연희집단 푸너리·서일도와 아이들·서도밴드 보컬 서도, 중국 지휘자 쉬쯔준, 독일계 일본인 바이올리니스트 타카시 로렌스 바슈카우, 비파 연주자 유쟈, 몽골 뿔피리의 쳉드어치르 만다, 우즈베키스탄 깃제크 연주자 아크말 투르수노브 아바조비츠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나선다.

    KBS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는 타카시 로렌스 바슈카우는 "한국 전통악기와 협연은 처음이라 떨리고 설렌다"며 "연주 중 카덴차가 나온다. 카덴차(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지 않고 독주자가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독주 부분)에서는 일본의 유명 동요와 한국의 조화를 음악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축제의 문은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가 연다. 김성진의 지휘 아래 황병기 명인(1936~1918)이 작곡한 '달하노피곰'을 주제로 한 하프협주곡 등을 선사한다. 마지막은 60년 전통을 지닌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맡는다. 이승훤 지휘자와 서도가 호흡을 맞추고 '뱃노래', '이별가', '바다' 등을 들려준다.

    이소영 축제추진위원은 "K컬처가 세계로 뻗어나가려면 작곡가들이 계속 양산되고 새로운 곡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는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플랫폼이며, 앞으로의 60년을 내다보는 장이다. 올해 축제는 젊은 작곡가들의 참여와 아시아로의 외연 확장을 핵심으로 한다"고 밝혔다.

    안호상 사장은 "K-문화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지금 국악관현악축제는 한국 문화의 본류를 조망하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축제를 통해 우리 음악의 동시대성과 예술성을 함께 감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