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은 가만히 있어' 발언 재점화 … 민주 "사과하라" vs 국힘 "의회 독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4일 전체회의를 열고 검찰개혁 공청회를 진행했으나 회의 초반부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초선은 가만히 있어' 발언을 두고 여야 간에 다시 격하게 충돌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나 의원에게 해당 발언에 대한 사과 의향을 묻고 회의 질서를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간사 선임 지연과 공청회 강행에 대해 "의회 독재"라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노트북 앞에 '초선 모독 내란 세력 법사위원 자격이 없다'는 종이를 붙였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간사 박탈! 발언권 박탈! 추미애 법사위 조폭식 운영 규탄'이라는 종이를 붙여 신경전을 벌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가 시작되기 전 추 위원장에게 "정상 진행을 위해 간사 선임 안건을 바로 상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추 위원장은 최혁진 무소속 의원의 법사위 보임 인사말을 듣겠다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최 의원은 인삿말에서 "나경원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있으라는 폭언을 퍼부으며 동료 위원을 모욕했고 일부 의원은 집단적으로 회의를 지연시키며 국회 책임을 방기했다"며 "이런 구태 정치와 막말 정치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인삿말을 마치자 "국회법에는 위원 발언 중 방해할 수 없게 돼 있다"며 "발언을 방해하는 위원들은 표식해서 보고해 달라, 횟수가 누적되면 국회법에 따라 회의장 퇴정을 명할 수 있다"고 의원들에게 경고하며 이날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의원은 지난 회의에서 초선 의원에 대해 불미스러운 발언을 했다"며 "국회 품격과 동료 위원의 명예를 훼손한 사안으로 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한다. 돌아와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 의향이 있는지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추 위원장의 법사위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오늘 법사위 상정 안건을 보면 오전에는 검찰 해체한다는 공청회를 진행하고 점심에는 특검 기간을 마음대로 연장하는 특별법 개정, 오후에는 내란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법을 상정한다"면서 "이런 무도한 법을 오늘 하루에 통화하겠다고 추 위원장께서 통보했고, 오늘 국민께서 기억해야 할 기념비 적인 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는 간사 선임을 안 해주면서 골탕먹이고, 본 의원은 제 뜻과 전혀 관계 없이 법사위 1소위에 강제로 보임시키고, 법사위 1소위에서 활동하던 주진우 의원은 1소위에 참여하지 못하게 배제했다"면서 "저를 강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특정 위원을 배제하고 입을 틀어 막겠다는 것이 더 나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도 "간사 선임은 위원회 운영의 기본"이라며 "간사는 당에서 교섭단체별로 자율성을 인정에서 어떤 간사를 추천하던지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나경원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말을 두 번 더 반복하는데 이것은 완전히 잘못했다"면서 "국민의힘 스스로도 잘못됐다고 질타하는 것이 아니냐 이 정도 말은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도에 따르면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와 윤석열이 비상계엄 이후 통화한 것이 나왔다"면서 "더 놀라운 것은 윤석열이 그 시점에 나경원 의원과 통화했는데 이 내용은 나경원·추경호 의원이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니냐. 국민의힘 지도부와 어떤 내통이 있었는지 당연히 원내대표실, 행정실 수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간사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바빠서 되겠느냐. 간사는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데 무슨 일이 있다고 나가면 어떻게 간사를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의총에서도 가만히 있느냐"면서 "민주당이나 다른 당 초선 의원들은 다 잘 알고 가만히 안 있고 자기 의견을 피력한다"고도 덧붙였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번 3대 특검은 국민주권정부와 독립해 활동하고 있다"며 "윤석열 내란수괴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 의원은 공청회가 시작된 이후 자리로 복귀해 반격에 나섰다.

나 의원은 공청회 질의시간에서 "검찰 해체법을 보면서 이것은 의회 독재 완성에 이어서 대한민국 일당 독재국가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의회는 이미 민주당 마음대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위원회에서 위원장의 회의 진행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국회법과 국회법 정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면서 의회 독재라고 생각한다. 간사 선임은 국회법에 규정되어 있고 교섭단체별로 간사를 둔다는 것은 의무 규정인데 위원장이 마음대로 간사 선임안을 안 올렸다"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의제를 벗어난 발언은 나중에 해 달라"면서 "5선씩이나 되시면서 신상발언과 공청회 관련 주제를 벗어났다는 것을 구분도 못하냐"고 반박했다.

나 의원은 "5선씩이나가 무슨 말이냐. 발언을 취소하라"면서 "간사 선임도 안 해주고 소위원회 위원도 국회법에 따라서 교섭단체 요청에 따라서 해야 하는데 이렇게 (추 위원장님) 마음대로 운영하는 것이 바로 독재인데 검찰을 해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반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