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받기 수순" 평가北 체제 정당성 강화…향후 美와 대화서 협상우위 확보"딸 김주애 차기 지도자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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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조선중앙통신/신화/타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현지시각)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중국과 러시아 정상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며 대미(對美) 협상력을 강화함에 따라, 북한 비핵화 협상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는 미국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김정은은 외교 형세가 자신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우호적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한 번에 한 국가씩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사일러 선임고문은 "중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존중' 또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러시아만큼 적극적이지는 않다"면서도 "중국이 열병식에서 김정은에게 상석을 제공함으로써 북한과 비핵화를 논의하지 않고도 관계를 진전시킬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엘런 김 한미경제연구소(KEI) 학술국장은 "김정은은 러시아와 중국 정상 옆에 서서 북한이 이들 국가와 나란히 핵보유국이라는 이미지를 연출했고, 이는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재차 보낸 것"이라며 "이 회동(전승절 행사 참석)은 향후 비핵화 대화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김정은의 열병식 참석 목적은 시진핑과 관계를 강화하고, 푸틴과 관계를 재확인하며, 다른 반미 독재 국가들과 공조하는 것"이라면서 "북중러 3국 정상의 회동은 트럼프가 북한과 어떤 비핵화 합의를 하든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와 인정이 필요할 것임을 암시한다"고 말했다.이어 "김정은은 푸틴과 시진핑을 만남으로써 국제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더 유리한 입지를 확보했다"며 "특히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기로 결정할 경우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북중러 3국의 현재 이해관계가 일치할 뿐, 이 관계가 동맹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열병식 행사에서 나란히 선 북중러 정상에 대해 "트럼프가 북중러 각 국가와 협상을 하려고 관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를 상대로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사에 가깝다"고 평가했다.한편, 외교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승절 행사에 딸 김주애를 데려온 것이 후계 구도에 대한 메시지라고 해서했다.여 한국석좌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보다는 딸 김주애가 차기 지도자일 가능성이 갈수록 더 커 보인다"며 "주목받는 행사에 딸을 데려옴으로써 북한 주민뿐 아니라 가까운 동맹인 러시아와 중국의 눈에 김주애의 정당성을 강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