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서방에 도전하는 열병식 개최…무력-지정학적 영향력 과시"CNN "'냉랭한 북-중 관계 속 시진핑, 김정은에 '핵심 파트너' 인식 드러내"NYT "시진핑의 퍼레이드는 무력시위…외세 압력에 저항, 대만 독립에 대한 경고"
  • ▲ CNN 홈페이지 메인화면. 250903 사진=CNN 홈페이지 갈무리. ⓒedition.cnn.com
    ▲ CNN 홈페이지 메인화면. 250903 사진=CNN 홈페이지 갈무리. ⓒedition.cnn.com
    외신은 3일(현지시각) 열린 중국의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중국의 반(反)서방 도전장'으로 평가하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해 온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이 한자리에 선 '역사적인 장면'을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옆에 서서 '서방에 도전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소개했다.

    로이터는 "이는 시 주석이 중국을 미국 이후의 국제질서의 관리자로 만들려 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성장하는 무력과 지정학적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도 "중국으로선 이번 행사가 발전 성과를 과시하는 수단"이라며 "미국이 주도하는 전후 시대에 대한 글로벌 대안으로서 중국을 부각하는 수단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과 김 위원장, 푸틴 대통령은 열병식장에 담소를 나누며 함께 등장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북한, 중국, 러시아(옛 소련 포함)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66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세 정상의 공동 등장이 "굉장히 인상적"이라면서 중국이 서방에 저항해 온 국가의 정상들 앞에서 첨단무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CNN도 세 지도자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것은 역사적인 장면이라면서 "김정은에겐 특히 중요한 순간이다. 그를 명예의 자리로 복귀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북·중 관계가 냉랭해진 듯한 시점에 의미심장하다면서 "시 주석이 김정은을 서방에 맞서길 두려워하지 않는 세계 질서의 핵심 파트너로 확실히 인식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장면"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세 지도자 모두 새로운 여정을 함께 걷고 있으며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함께 섰다"면서 "당분간 서로의 외교적·군사적 궤도를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BC는 "시진핑, 푸틴, 김정은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3자 정상회의까지 열린다면 전례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시진핑의 퍼레이드는 중국이 다시는 괴롭힘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참석하는 베이징에서의 무력시위는 중국이 외세의 압력에 저항할 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또 "주요 서방 민주주의 국가는 불참했지만 많은 동남아시아 및 중앙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이 참여했다"며 "1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와 함께 중국이 지역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또 이 퍼레이드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부상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며 "대만과 대만의 국제적 지지자들에게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을 향한 어떤 움직임도 위험하다는 암묵적으로 경고"라고도 평가했다.

    이날 열병식은 베이징 천안문에서 열렸다. 북·중·러 정상 외에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26개국 국가 원수와 정부 수뇌가 참석했으나, 서방 지도자들은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