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합의문 없이 청구서만""아첨·선물공세로 끝난 외교"송언석 "832조 퍼주고 얻은 건 없어"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외교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도부는 이번 회담이 실질적 성과 없이 과도한 대미 투자 약속만 남긴 채 마무리됐다면서 외교·경제 전반에서 국익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정상회담을 둘러싼 형식과 내용, 회담 후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발표 등을 두고 "비정상적인 회담"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첨으로 시작해서 선물공세 하다가 끝난 회담이다. 마중도 배웅도 없는 초라한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우리는 정상회담이라고 부르지만 미국은 양자회담이라고 부른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청'이라는 말 한마디에 추가로 15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약속하고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을 조롱하는 농담 같은 진담을 못 알아듣고 멋쩍은 웃음만 지은 회담"이며 "정상회담이라고 우기면서도 합의문 하나 남기지 못하고 청구서만 들고 왔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합의문은 메뉴판에 받아온 사인으로 대신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바로 이번 정상회담의 실체"라며 "대통령실과 일부 언론은 성공적인 정상회담이라고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비정상적인 정상회담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실밥 하나만 삐져나와도 두들겨 패더니 이재명 정부는 속옷까지 벗어줘도 칭찬"이라며 "미국은 이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반도체 중국 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또 "도대체 얼마를 퍼주고 온 것이냐. 앞으로 얼마나를 더 퍼줄 것이냐"면서 "국내 기업을 쥐어 짜 퍼주고 나면 그 투자 여력은 누가 보전하나. 그러고도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는 배짱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조선과 제조업 생태계, 국내 고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며 "'미친 잭', '병든 잭'이라 불리는 특검을 연장하자는 민주당이 과연 제정신인가. 국민이 묻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회의에서 송언석 원내대표도 "출범 3개월도 안 된 이재명 정권의 과속 폭주가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국가 채무는 1년 만에 141조 원 증가해 1415조 원을 넘었고, GDP 대비 51%로 사상 처음 50%를 돌파했다"며 "기업은 더 힘들고 세금은 더 걷기 어렵고 지출은 더 늘어나는 방만한 재정"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관련 발언도 이어갔다. 그는 "합의문도 없이 돌아온 회담에서 한국은 6000억 달러 즉 83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만 남겼다"며 "이는 국민 1인당 약 1600만 원에 해당하며 이전 소비쿠폰 지급과 비교도 안 되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항공기 엔진에 500억 달러 추가, 방위비 분담도 약속했다. 그런데 미국에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 하나 못 받아왔다. 도대체 무엇을 얻은 것이냐"고 직격했다.

    정치 사안으로 번진 특검 문제에 대해서도 송 원내대표는 "보수당 당원 명부를 요구한 특검의 행태 야당과 종교를 동시에 탄압하는 모습은 이미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서도 "출퇴근 웰빙 단식 쇼에 이어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을 저버리고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했던 이 대통령과 달리, 권성동 의원은 당당히 불체포 특권을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오는 10일 국민의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있는 날에 맞춰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려는 정치 보복 일정을 준비 중"이라며 "특검도 모자라 이제는 특별 재판부를 만든다고 한다. 죄를 끼워 맞추다 영장이 기각되니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기 위해 법원을 재편하려는 발상"이라고 언급했다.

    국제사회의 시각도 언급됐다. 송 원내대표는 깅그리치 미국 하원의장의 워싱턴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이재명 정권이 전체주의 경찰국가로 향하고 있으며 향후 몇 주는 법치주의 국가로 돌아올 수 있을지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국제사회로부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점을 이재명 정부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