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전쟁방지 메카니즘한국은 한미동맹, 우크라는 아직 안개 속뷱진통일론으로 미국 압박 이승만의 심모원려한미상호방위조약, 미국입장에선 유일무이
  • ▲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전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에 모인 유럽정상들. ⓒ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러시아 정전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백악관에 모인 유럽정상들.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기시감》
     
    ■ 러시아의 야욕

    우크라이나가 분단될 가능성이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돈바스는 러-우 접경 지역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일대를 가리키는데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다. 
    러시아는 그 친러주의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로 진격했고, 이미 돈바스 지역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다. 

    돈바스는 교통망의 허브이자 산업 중심지다. 
    러시아 입장에선 돈바스는 그보다 더 큰 전략적 가치가 있다. 
    바다 때문이다.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육로로 연결하면 아조브해가 고스란히 러시아의 내해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의 제안을 무시하기 어렵다. 
    대신 그는 그동안 반대해왔던 우크라이나《안전 보장》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한다. 
    젤렌스키는 미국의《안전 보장》을 원하지만, 러시아에 영토 할양은 반대해왔다. 

    이대로 가면, 우크라이나의 처지는 매우 안타깝지만 분단될 가능성이 크다. 
    그게《내쉬균형》이기 때문이다.   

     
    ■ 미-중-러, 21세기판 삼국지

    미국의 관점에서 미국 패권을 위협하는 건 러시아가 아닐 수도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삼각관계다. 

    세계 지도를 놓고 보라. 
    넓은 시각에서 보면, 유라시아 대륙을 러시아와 중국이 나눠갖고, 미국은 태평평 대서양 건너 북미대륙에 위치해 있다.  
     
    러시아는 미국보다 같은 공산주의의 나라 중국이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동지애보다 실익 때문이다. 

    미국은 바다를 건너지만, 중국은 긴 국경을 직접 맞대고 있다. 
    실제로 러-중 국경 분쟁도 심각하다. 
    표출되지 않을 뿐이다. 
    중앙아시아 세력 다툼까지 포함해 골칫거리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동북 아시아만 봐다 그렇다. 
    한민족의 고토였던 만주와 연해주를 중국과 러시아가 나눠 가진 상황이다. 
    미국이 패권 국가일 때 러시아는《현상 유지》겠지만, 중국이 패권 국가로 부상하면 러시아는 대륙 내에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 
    중앙아시아 몽골까지 중국 자장 안으로 빨려들어갈 게 뻔하다.  

     
    ■ 러시아, 왜 우크라 먹으려 하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 했기 때문이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었다면 러-우 전쟁은 발발하지 않았을테다. 
    그 자체가《전쟁 방지 메카니즘》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전쟁 방지 메카니즘》이 구축되고 그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자장에서 완전 이탈할 것임을 알기에 우크라이나로 진격한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도움을 주기 어렵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푸틴 을 추켜세운 적도 있다. 
    그는 원래도 러-우 전쟁을 반대했었고,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맹비난한 바 있다. 

    미국 도움없이 우크라이나는 독자적으로 대 러시아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 
    전쟁이 끝나지 않고 두 나라 간 치킨 게임 양상으로 흐르면 더 불리해지는 건 우크라이나 쪽이다. 
    젤렌스키가 평화협정을 마냥 거부할 수 없는 이유다.  
     
    러시아도 전쟁에 막대한 비용을 치른 이상 그냥 물러서기 어렵다.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할양하고 러-우 전쟁이 멈춘다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안타까워할 것이다. 젤렌스키는 분단된 우크라이나에서 정치력에 따라 더 공고한 권력을 쥘 수도 있다. 


    ■ 한국 정전 모델로 치닫는 우-러전쟁

    정리하자면, 평화협정을 통해 트럼프 푸틴 젤렌스키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반면 전쟁을 통해선 모두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 

    그렇기에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한국 모델》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전쟁 당시 한반도 상황처럼《현상 유지(status quo)》가 유력한 대안으로 보인다. 

    한국이 남북으로 분단된 것처럼 우크라이나는 동서로 분단될 가능성이 크다.  

     
    ■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우크라 지정학

    우크라이나는 묘한 기시감을 준다. 
    과거 한국을 보는 듯하다. 

    현재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차이는《전쟁 방지 메커니즘》여부다. 
    한국은《한미동맹》이라는《전쟁 방지 메커니즘》이 구축되어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그러한《전쟁 방지 메커니즘》이 없다. 

    러-우 전쟁 발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설명이 가능하겠지만 모두 엉터리다. 
    직접적인 원인은 우크라이나에《전쟁 방지 메커니즘》이 없었던 상태였고, 젤렌스키가 뒤늦게 그 필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젤렌스키가 그 필요성을 깨닫고 전략 마련에 나섰을 때, 러시아도 더 늦기 전에 우크라이나를 공략해야 된다는 필요성을 깨달았을 뿐이다. 
    중요한 건 시간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