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권 씨 '유무죄 답변 변경' 심리…형량 감경 합의한 듯9개 혐의 적용…모두 유죄 인정시 '최대 130년형' 가능
  • ▲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한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들에게 연행돼 나오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지난해 3월23일(현지시각)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의 한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후 경찰들에게 연행돼 나오고 있다. 출처=APⓒ뉴시스
    가상화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각)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의 폴 엥겔마이어 판사는 이날 권 씨의 재판 관련 일정 명령문에서 권 씨가 유무죄 답변을 변경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튿날 오전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심리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법원에서 피고인이 '유무죄 답변'을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법원은 이를 확인하는 변경 심리를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이 경우 무죄에서 유죄로 입장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검찰과의 형량 감경 등 조건부 합의(플리 바겐)가 성립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권 씨는 앞서 1월 기소인부 심리에서 전면 무죄를 주장했으나, 이번 변경 심리 일정 발표로 유죄로 주장을 바꿀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한편, 테라폼랩스는 2022년 미국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와 연계 가상화폐 루나의 폭락으로 약 4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초래했다.

    이 여파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 전반이 급락세로 돌아섰고 FTX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가 파산하는 등 업계 전반의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도 낳았다.

    미국 검찰은 권 씨가 투자자·규제당국·대중에게 테라폼랩스의 핵심 상품과 사업 구조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을 조작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꾸몄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 씨에게는 증권사기, 통신망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자금세탁 등 총 9개 혐의가 적용됐다.

    권 씨는 테라·루나 폭락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해 약 1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2023년 3월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됐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미국으로 송환된 권씨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13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