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용현만 조사 아직…나머지 5명 "격노했다"이시원, 기록 회수 개입 의혹…휴대전화 포렌식 착수특검 "윗선 개입 여부 확인 중"…박정훈 대령 재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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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31일 오전 9시 18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정혜영 기자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을 조사하며 이른바 'VIP 격노 회의' 참석자 7명 중 5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사 기록을 보고받고 격노한 뒤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특검 조사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회의 참석자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만이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정민영 특별검사보는 31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5일 임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며 "이로써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 참석자 5명에 대한 조사를 모두 진행했다"고 밝혔다.'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해당 회의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이 혐의자로 적시된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초동 수사 기록을 보고받고 '격노'한 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하는 등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임 전 비서관은 지난 25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회의 중 이종섭 장관에게 전화해 '이렇게 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려 하겠느냐. 그동안 여러 번 강조했는데 왜 이렇게 업무를 처리했느냐'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임 전 비서관에게 위법한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회의 전후 상황과 관련된 구명 로비 및 외압 의혹을 면밀히 조사 중이다.문제의 대통령실 회의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국가안보실 경제안보비서관 등 7명이 참석한 것으로 특검은 파악 중이다.이 가운데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인물은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두 명뿐이다. 나머지 5명은 특검 조사에서 모두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인정했다. 정 특검보는 김 전 장관의 소환에 대해선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구속 상태를 고려해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이날 특검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정 특검보는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8월 2일 수사 기록이 경찰에 이첩된 전후로 국방부 주요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당사자"라며 "대통령실 개입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앞서 특검은 이달 10일 이 전 비서관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바 있다. 정 특검보는 "이 전 비서관은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과 얼굴 인식 해제에 협조하기로 해서, 일부 포렌식 참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 전 비서관은 채상병 수사 기록이 경북경찰청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회수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수 당일 그는 ▲임기훈 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한 정황이 통화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유 전 법무관리관과는 8월 2일 이후 한 달간 총 26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 박모 총경은 지난 16일 특검 조사에서, 이 전 비서관이 "이첩한 기록을 다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검사 출신인 이 전 비서관은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윤 전 대통령과 대구고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으며, 2022년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임명돼 '복심'으로 자리매김했다.특검은 이날 오후 1시 30분 'VIP 격노설'을 폭로했던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정 특검보는 "여러 군 관계자들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통해 사건 관련 진술을 확보했는데 박 대령의 입장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령이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한 군 검사를 형사 고소한 만큼 고소인으로서의 입장도 청취할 것"이라고 했다.한편 김건희 여사가 수사 외압 의혹의 주요 관계자 중 한 명과 통화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정 특검보는 "통화가 있었다는 사실 외에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화폰 통신 내역 확보 상황에 대해선 "20여 명에 대해 통신 내역이 다 확인될지는 알 수 없다"며 "실물 휴대전화가 아닌 서버에 저장된 통신 기록을 통해 통화 내역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아울러 "특검이 애초에 확인한 통화 내역 등은 개인 휴대전화 위주라 중간에 비화폰을 이용해서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
- ▲ 정민영 특별검사보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