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2라운드에서 서울에 0-1 패배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 김판곤 감독 사퇴 촉구괴물 공격수 말컹 영입했지만 아직 효과는 없어
  • ▲ 김판곤 올산 감독이 최대 위기에 몰렸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김판곤 올산 감독이 최대 위기에 몰렸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판곤 울산HD 감독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울산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22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제시 린가드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배했다. 

    울산은 8승 6무 7패, 승점 30점으로 리그 7위로 추락했다. 울산은 4경기 연속 무승 행진(2무 2패)을 이어갔다. 

    이 경기에 앞서 울산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처용전사는 "김판곤 감독의 즉각 사퇴와 김광국 단장의 공식 사과 및 구체적인 비전제시를 책임지고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구단이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때까지 우리는 응원 보이콧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동안 김판곤 감독의 전술적 무능, 소통 부재, 팬 무시 태도에 대해 구체적 사례와 논리를 기반으로 경질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구단은 팬들의 목소리를 단지 일부의 의견으로 치부하며, 명확한 수치가 없다는 이유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팬들의 절박함을 통계로 증명하라는 말은 결국 우리를 단순한 소모품으로 여긴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고, 울산이 내리막길을 걸은 것은 사실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국가대표팀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시즌 중반 부임했다. K리그1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는 1승 6패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선사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처음부터 팀을 지도했고, 팀의 하락세 속도는 빨라졌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세는 사라진 지 오래다. 팀 리빌딩이라는 명분을 제시했지만, 그럼에도 추락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게다가 K리그 대표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해 3전 전패로 탈락했다. 코리아컵에서도 광주FC에 패하며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처용전사'의 사퇴 목소리가 나온 뒤 첫 경기가 서울전이었다. 실제로 경기장에 모인 울산 팬들은 응원을 보이콧했다. 

    그리고 울산은 서울에 졌다. 그것도 서울에 압도적 우위를 가지고 있던 흐름을 깨뜨렸다. 지난 2017년 10월 28일 이후 울산은 서울에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15승 7무)을 달리고 있었다. 김 감독의 울산이 이 좋은 징크스를 깨버렸다. 울산 팬들의 분노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감독은 '시간'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과 경기가 열리기 전 "감독이 부족해서 그렇다. 팬들이 속상해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선수들도 감독만 비난한다고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들도 상당히 위축됐다. 선수와 감독은 한 몸이다.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선수들에게 계속 용기를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팀 선수들은 아주 좋은 선수들이다. 아주 강력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계속 득점이 안 나왔다. 나는 본래 모습으로 갈 수 있다고 맏는다. 팬들이 얼마나 속상하면 그렇게 하겠다. 본연의 좋은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0-1로 패배한 후 김 감독은 다시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들이 결과가 좋지 않았다. 팬들에게 송구하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코칭 스태프도 최선을 다해 위기를 넘기려 애를 쓰고 있다. 송구하지만 조금 더 기다려주면 여름을 극복하고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김 감독은 "위기가 온 것에는 여러 가지 기술, 전술적인 부분 있겠지만 심리적으로 한 번 털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선수들을 믿고 있다.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일 거라 믿고 있다. 오늘 위축되는 게 있는데 그걸 넘어서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잘 넘어설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 '괴물 공격수' 말컹이 20일 서울과 경기에서 울산 데뷔전을 치렀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괴물 공격수' 말컹이 20일 서울과 경기에서 울산 데뷔전을 치렀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반전 카드'가 있다. 바로 말컹이다. 울산은 과거 경남FC에서 득점왕과 MVP를 석권한 '괴물 공격수' 말컹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 18일이다.  

    말컹이라는 반전 카드가 성공을 거두는 것도 '시간'이 해결해 줘야 하는 문제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지만 경기에 뛰게 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말컹은 4월 말을 끝으로 경기를 뛰지 못한 상태다. 7년의 갭을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다. 선수의 의지가 강하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출전 시간을 주려고 데려왔다. 실전을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 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전에서 말컹이 울산 데뷔전을 치렀다. 말컹은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7년 만에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지난 2018년 11월 10일 이후 정확히 2444일만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말컹은 이렇다 할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커진 몸집으로 인해 둔화된 모습을 드러냈고, 경기 감각에서도 정상의 모습이 아니었다. 첫 등판은 분명 실망이었다. 

    이에 감독은 "문전에서 위협적인 것을 기대했다. 시간이 갈 수록 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일 거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시간을 강조했다. 

    말컹은 "오랜만에 복귀전을 치르게 되어 기뻤지만, 결과는 아쉬워서 마음이 무겁다. 나를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간이 약이라는 울산은 오는 23일 홈구장인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K리그1 23라운드를 치른다. 3일의 시간이 지난 후다. 조금이라도 반전을 보이지 못한다면, 울산의 더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서 김 감독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