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언론 인터뷰…"이란 핵 완전 파괴" 트럼프 발언과 배치"피해 심각하지만, 완전 파괴된 건 아냐…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일부 이동 가능성엔 "명확한 설명 필요"…"IAEA 사찰단 막지 말아야"핵시설 복구 작업 정황도 제기…"위성사진에 텐트 등 차량 여러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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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사진=IAEA 홈페이지. ⓒ뉴시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핵시설 손상에도 이란이 수개월 내 농축 우라늄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28일(현지시각) AF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전날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이 우라늄 처리·변환·농축 능력을 보유해 온 시설들이 상당 부분 파괴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일부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이어 "그들의 (핵) 역량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내가 보기엔 이란이 몇 달이라는 기간에,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다단계) 설비를 몇 개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모든 게 완전히 사라졌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피해는 심각하지만, 완전히 파괴된 것은 아니며 이란은 여전히 산업적·기술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에 원한다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폭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말살돼 수십년 후퇴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으로, 핵시설 폭격 성과에 대한 논란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앞서 미국 국방정보국(DIA)도 초기정보 평가보고서에서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의 농축 우라늄 재고가 파괴되지 않았으며 핵무기 개발이 수개월 지연됐을 뿐이라고 평가했다.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기존에 생산했던 약 400㎏의 고농축 우라늄의 일부 또는 전부를 폭격 전 이동시켰는지는 "해당 물질이 어디에 있을지 모른다"고 답했다.이어 "일부는 공격으로 파괴됐을 수 있지만, 일부는 이동됐을 수 있다"며 "따라서 언젠가는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이 역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이 시설에서 밖으로 옮겨지지 않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다르다.행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된 이 고농축 우라늄은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 동위원소(U-235)의 농도가 60%에 달하며 핵탄두의 원료로 쓰이는 농도 90% 정도의 무기급으로 단시간에 농축될 수 있다.이런 가운데 이란 의회는 25일 IAEA와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결의안은 이란의 핵시설과 평화적 핵 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 사찰관의 이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와 관련,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해당 결의안이 헌법수호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됐다고 밝혔다.그는 26일 국영방송에 출연해 "이 법안은 우리에게 의무적이며 그 시행에 있어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이제부터 우리와 IAEA의 관계 및 협력은 새로운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로시 총장은 이란 우라늄 농축 활동의 핵심인 포르도 핵시설 사찰을 이란이 거부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 당연히 IAEA와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우린 무엇이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이스라엘과 휴전을 기회 삼아 이란이 파괴된 핵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7일 위성 영상업체 막사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나탄즈 핵시설에서 수리작업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28일 밝혔다.ISW는 "이란은 미국이 투하한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형성된 큰 구멍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미지상 폭격 현장에 텐트 두 동과 트럭 한 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스라엘 언론 등에서는 이란이 나탄즈에 묻힌 농축 우라늄을 회수하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ISW는 덧붙였다. 같은 날 촬영된 포르도 핵시설 주변에서도 차 여러 대가 포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