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휴전과 진정한 평화 이루는 방법 논의"트럼프 "우크라, 패트리엇 미사일 원해…제공 검토""종전에 좋은 시기…푸틴과 통화해 끝낼 수 있을지 볼 것"
  •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EPA 연합뉴스. ⓒ연합뉴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EPA 연합뉴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만나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 대화했다.

    로이터통신, 알자지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약 50분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 후 엑스(X, 옛 트위터)에 "우린 휴전과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방법과 우리 도시와 국민, 교회, 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무엇보다 미국 방공시스템 구입을 논의했다"고 썼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이 장비를 구입하고 미국 무기제조업체들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 유럽도 도울 수 있다"며 "우린 드론 공동생산 가능성도 논의했다. 우린 서로를 강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휴전을 압박할 추가 제재를 미국에 촉구하는 한편,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무기를 추가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참석 뒤 연 기자회견에서 대(對)러 제재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더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우크라이나군 현역으로 복무 중이며 자신을 우크라이나 언론인이라고 밝힌 한 기자의 질문에 "패트리엇이 확보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면서도 "일부를 (제공)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 살피겠다"고 답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4월26일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미사 전 약 15분간 독대한 이후 2개월 만이다. 이들의 2월28일 백악관 회담은 말다툼으로 끝났고, 이달 17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다.

    이날 회담 이후 두 정상 모두 예의를 차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백악관 회담 파행 당시 미국 일각에서 정장을 입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날 회담에서는 좀 더 격식 있는 검정 재킷을 착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길고 실질적인 대화였다. 정말 중요한 모든 현안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미국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에서의 작전 수행을 축하했다"며 "미국의 조치가 핵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드론 생산능력도 약화한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축하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회담 결과 질문에 "좋은 회동이었다. 그보다 좋을 수는 없었다"고 답했다. 이 전쟁이 아주 '어려운' 전쟁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용감한 싸움을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금이 전쟁을 끝내기 아주 좋은 때"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해 이를 끝낼 수 있을지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을 포함한 전쟁의 모든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엇갈린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차례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직접 협상은 포로 교환 외에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투와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각국 정상과 개별적으로 만났다.

    의장국인 네덜란드로부터 무인기와 무인기 격추용 레이더 등 군사지원을 약속받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이자에서 나온 7000만파운드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방공 미사일 350기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