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 이란 원유 수입할 수 있어"조율된 입장은 아닌 듯…국무부 "추측 않겠다"WTI-브렌트유, 각각 6% 하락…이스라엘-이란戰 이전 복귀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50624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50624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가능해졌다고 밝히면서 대(對)이란 제재 완화를 시사했다. 다만 행정부 차원에서는 대이란 제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은 이제 이란에서 계속 석유를 구매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바라건대 (중국이) 미국산 원유도 많이 사들이길 바란다"며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한 것은 제게 큰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1일 이란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했고, 이후 이란의 보복공격에 대응하지 않으면서 중동 긴장은 급속히 가라앉았다.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휴전에 동의하면서 사태는 봉합 국면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언급하고 나선 만큼 대이란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이란의 원유 거래를 억누르기 위해 미국이 이전에 부과했던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적용된 것이지만, 트럼프 행정부 역시 3월과 4월 이란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업체들을 제재 목록에 올리며 이러한 기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1일에는 "이란산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의 모든 구매를 지금 멈춰야 한다"며 "이란에서 원유나 석유화학 제품을 조금이라도 구매하는 모든 국가나 사람은 즉시 2차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이란의 원유 수출이 최근 4년간 3배 이상 증가했고, 중국이 대부분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국 업체들이 미국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들이 이란산 원유를 원활히 수입하려면 미국의 제재 완화가 필요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이란 사람들은 훌륭한 무역업자이자 사업가이며 상당한 석유도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제재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방향이 명확히 서지 않은 모습이다.

    태미 브루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할 방침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신호를 보냈고, 정부는 그가 말한 것과 바라는 것에 따라 행동한다"면서도 "어떤 과정을 통할지는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제재 완화가 가능하냐고 취재진이 거듭 묻자 "대통령보다 앞서가거나 그의 전략이 무엇이 될지 추측하지 않겠다. (대통령 말을) 번역하거나 추측하지 말고 지켜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대비 4.14달러(6.04%) 하락한 배럴당 6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대비 4.34달러(6.07%) 내린 배럴당 67.14달러에 마감했다.

    WI와 브렌트유는 전날 7% 넘게 떨어진 뒤 또 급락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간 '12일 전쟁' 시작된 13일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