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에 담긴 수십발 자탄 터지며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무작위로 날아가 민간인 피해 유발 '비인도적'…120여개국 사용 금지이란, 이스라엘의 중수로 핵시설 공격에 맞대응…병원 등에 탄도미사일
  • ▲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 이스라엘군 국내전선사령부 제공. ⓒ연합뉴스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비인도적 살상무기인 집속탄(cluster bomb, 확산탄)을 발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CNN,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국토전선사령부는 이란이 이스라엘 중부를 향해 집속탄 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최소 1발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이날 사용된 집속탄 탄두는 약 7㎞ 고도에서 하강하면서 분열돼 약 8㎞ 반경에 20개가량의 소형 자탄을 흩뿌렸고, 자탄들은 자체 추진력이 없어 무작위로 지면으로 날아간다고 IDF는 분석했다.

    IDF는 소형 자탄 중 하나가 이스라엘 아조르 중심가에 있는 한 주택을 공격해 소형 로켓과 맞먹는 피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IDF 측은 "이런 유형의 미사일은 이란의 일반적인 탄도미사일보다 훨씬 더 넓은 지역에 위협을 가한다"면서도 "각 자탄의 폭발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IDF는 민방위 사령부를 통해 시민들에게 지상에 떨어진 미사일 잔해에 절대 접근하지 말고, 발견 즉시 관계 당국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자탄과 잔해물은 여전히 폭발 위험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집속탄 공격과 관련된 민간대응지침에 변경은 없으며 국토전선사령부가 기존 지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IDF는 밝혔다.

    탈 인바르 전 이스라엘 피셔 항공우주전략연구소 소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형태의 탄두가 이스라엘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집속탄은 탄두에 다량의 소형 자탄을 품은 대량살상무기다. 군사적 목표물만 타격하지 않고, 넓은 지역에 의도하지 않은 민간인 피해를 유발해 비인도적 살상무기로 간주된다.

    반인도주의적이라는 이유에서 120여개국이 사용을 금지했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은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날 이란은 이스라엘이 이란 아라크 중수로 핵시설을 공습하자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남부 베르셰바의 소로카병원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제휴한 텔레그램 채널은 소로카병원 공격 사실을 인정했다. 애초 이란 측에서는 병원이 아닌 인근 IDF 정보시설을 목표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텔레그램 채널은 "사용된 탄두에는 여러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하도록 설계된 소형 자탄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러한 미사일의 경우 주 탄두가 목표물에 도달하는 순간 분리돼 다량의 유도 폭발성 자탄을 방출, 광범위하고 정밀한 파괴를 초래한다. 이번 작전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