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친북·북한 정통성 인정 주장은 허위""내재적 비판적 접근법, 내재적 접근과 달라""김남식과 관계없어 … 허위사실 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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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했다. 사진은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1일 "본인은 젊은 시절부터 단 한 번도 북한에 정통성이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하거나 논문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이 후보자는 일부 인터넷 매체 보도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사실과 전혀 다른 허위 주장을 보도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전향한 북한 연구자인 고 김남식 씨가 사상적 스승이라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김 씨로부터 단 한 차례도 개인적 지도를 받은 적이 없으며, 그분이 주재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도 없다"며 "이는 2014년 본인의 저서 '칼날 위의 평화'(p.470~471)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이 후보자는 또 "북한에 대한 연구에서 '내재적 접근법'을 주장한 사실이 없다. 오히려 본인은 오래전부터 '내재적 접근법'을 거부하며 북한에 대한 연구는 '안'으로부터 만이 아니라 '바깥'의 기준을 갖고 검토할 수도 있다는 '내재적 비판적 접근'을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이 후보자는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 주장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법적 조치를 포함,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후보자가 학문적으로 강조한 접근법은 북한을 한국 등 외부의 시각이 아닌 북한 체제의 내부 논리와 북한 관점에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내재적 비판적 접근법'이다. 그러나 이는 북한 정권의 본질적 문제를 간과하거나 독재 체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오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이 후보자는 1989년 성균관대 석사학위 논문 '북한지도집단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연구'에서 "김일성은 항일 빨치산 운동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정당성과 정통성을 얻어 북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다"면서 북한 정권이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운동을 체제 정당성의 근거로 삼았다고 분석했다.이 후보자는 2018년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정하지 않지만 북한 주민 입장에서 김정은 정권은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발언해 북한 정권을 두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 후보자의 내재적 비판적 접근법은 송두율 교수('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됐다는 황장엽 전 비서의 폭로로 논란이 된 인물)의 내재적 접근법과 종종 비교되곤 했다.제성호 중앙대 명예교수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송두율의 '내재적 접근법'은 북한의 근본적 문제, 즉 수령의 유일적 영도체제와 같은 부정적 측면은 외면하고 이를 적극 포용 내지 이해하려는 입장"이라며 "이종석의 내재적 비판적 접근 역시 '내재적 접근법'에서 강조점의 차이에 따른 분화"라고 꼬집었다.제 교수는 이어 "일본 제국주의 침략정책의 사상적 기초인 '대동아공영론'도 일본인의 내적 시각에서 보면 정당성을 가질 수 있고, '나치즘'도 '아리안 민족주의와 생존권 사상' 등 모두 나름의 자기 완결적 이론과 이데올로기성을 갖추고 있다"며 "내재적 접근법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나치즘'과 '일본 군국주의' 같은 체제도 비판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