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기습 불법이민 단속·체포 반대 시위 나흘째 지속미군 "인력 및 재산 보호 위해 해병 보병대대 배치"…주방위군과 시위 진압캘리포니아주 "트럼프, 정치적 목적 위해 혼란과 위기 조장…긴장 고조-불안 확산"
  • ▲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도심의 연방 구금시설인 '메트로폴리탄 디텐션 센터(Metropolitan Detention Center)' 앞에서 주방위군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250608 ⓒ연합뉴스
    ▲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도심의 연방 구금시설인 '메트로폴리탄 디텐션 센터(Metropolitan Detention Center)' 앞에서 주방위군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250608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민당국의 대규모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나흘째를 맞은 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해병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북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주말간 경계 상태에 있던 해병대 보병대대를 활성화했다"며 "제1 해병사단 산하 제7 해병연대 제2 대대의 해병대원 약 700명은 LA 지역에서 연방 인력과 재산을 보호 중인 '태스크포스 51' 아래 운용되는 타이틀 10 병력과 함께 원활하게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사령부는 태스크포스 51을 미 육군의 북부 비상지휘소로 소개하면서 "국토 방어 및 안보작전에서 민간 당국 및 국방부 기관과 협력하기 위해 신속한 동원 능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타이틀 10'은 대통령이 주(州) 정부의 요청이 없더라도 주방위군이나 연방 병력을 주에 배치할 수 있는 권한이 명시된 연방 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러한 대통령의 권한에 따라 LA 시위 대응을 수행 중인 약 300명의 주방위군 병력에 해병대를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LA에서는 6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상업지역 기습 단속 및 대규모 체포를 계기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법이민자 강경 단속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참가자를 "돈을 받은 내란 선동자"라고 맹비난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LA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2000명의 주방위군 배치를 결정한 후 해병대 배치 가능성은 계속 제기돼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7일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해병대 병력이 고도의 경계태세에 있다"며 "(시위 현장에) 동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병대 배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될지 두고 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반대에도 주방위군을 배치한 데 이어 해병대까지 투입하면서 시위 사태는 물론, 트럼프 행정부와 캘리포니아주간 갈등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격화된 LA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주방위군 2000명을 배치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주지사의 승인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하면서 주지사의 권한을 불법적으로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침공도 없고, 반란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현장에서 혼란과 위기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법 집행기관의 전문성과 평가를 무시하고 곧바로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들은 신중함을 무시하고 전략을 배제한 채 불필요하고 자극적인 긴장을 고조시켰으며 이는 불안만 확산시켰다"고 비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 LA에 불법적으로 군대를 배치한 것을 공식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LA 시위에 관해 "매우 수월하게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나쁜 상황이었고, (시위는) 나쁜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이젠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