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가상화폐 탄압 종식 …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지위 높인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 탄압은 이제 끝났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전임 정부 시절 금융기관을 압박해 가상화폐 기업들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했던 이른바 '초크포인트 작전 2.0(Operation Choke Point 2.0)'의 공식적인 종식을 선언했다.

'초크포인트 작전 2.0'은 바이든 정부가 암묵적으로 추진해온 규제 전략으로, 은행과 결제업체들이 가상화폐 관련 기업과의 거래를 꺼리게 만든 주된 요인으로 꼽혀왔다.

밴스는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3대 핵심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적대적 규제 철폐 △'지니어스(GENESIS)' 법안을 통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명확한 규칙 마련이 그 골자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의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강화하는 도구"라며,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미국 내에서 이뤄지게 만들어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 상원이 발의한 지니어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AML) 규정 준수를 의무화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규제 법안이긴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합법적 금융 수단으로 인정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저렴하고 빠른 방식으로 국경 간 달러 이체를 가능하게 해, 미국 달러의 국제적 지배력과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현재 유통 중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상당수는 미 국채를 담보로 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또 개리 겐슬러 전 증권거래위원장(SEC)에 대해 "소비자 보호를 내세워 금융 민주화를 위한 시도를 모두 가로막았다"고 비판하며, "관료주의적 전쟁으로부터 혁신을 지키기 위해 그를 해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화폐를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도구"로 정의하며, "나쁜 정책, 인플레이션, 차별로부터의 헤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도 전날 이 콘퍼런스에 참석해, 정부가 예산 확대 없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찾는다면 "더 많은 비트코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색스는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 창업자인 윙클보스 형제와의 대담에서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사용되지 않는 예산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비트코인 매입이 가능하다"며 "상무부나 재무부가 이에 관심을 가진다면 대통령 승인 하에 전용 프로그램을 신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전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해, 비트코인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고 암호화폐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이른바 '친비트코인 대통령'을 자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