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화성 이주'의 꿈은 고전 중 … 스타십, 9차 시험비행 실패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의 9번째 지구 저궤도 시험비행이 실패했다. 우주선의 교신이 끊겼고 기체는 높은 열기로 분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27일(현지시각) 스페이스X의 온라인 생중계에 따르면 미국 중부 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후 6시36분,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 스타베이스 기지에서 스타십이 발사됐다. 이후 약 50분 후 우주선과 스페이스X팀 사이의 교신이 끊겼다.

이날 발사 직전, 카운트다운 40초를 남겨두고 진행이 중단돼 발사 예정 시각보다 6분가량 발사가 지연되며 시험발사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했다.

발사된 스타십은 약 3분 만에 발사체 1단부인 로켓 부스터 '슈퍼헤비'와 2단부 우주선 본체 분리에 성공했다.

슈퍼헤비는 지난 7차 시험비행에서 온전히 회수한 로켓을 재사용한 것이다. 스타십 시험비행에서 한 번 쓴 로켓을 재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리된 슈퍼헤비가 미국만 해상으로 낙하하면서 엔진 일부만이 재점화 돼 급격한 하강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기체가 분해됐다. 스페이스X는 이러한 기체 손실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2번째 발사에서 2단 우주선을 궤도로 밀어올리는 역할까지는 성공적으로 해냈기에 스페이스X는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슈퍼헤비와 분리 후 지구 저궤도에 진입한 우주선은 당초 약 67분간 비행 후 인도양 해상에 낙하할 예정이었으나, 비행 도중 약 30분 만에 자세 제어 능력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기체 회전이 나타났다.

시험비행 생중계를 진행한 한 스페이스X 엔지니어는 "스타십 연료 탱크 시스템 일부에서 누출이 발생했다"며 "이것은 통제된 (대기권) 재진입 가능성을 낮춘다"고 설명했다.

이후 우주선은 제어되지 않은 상태로 대기권에 진입했고 교신이 끊겼다. 우주선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온도는 섭씨 1400도에 달하기 때문에 열기로 기체가 분해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이스X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은 예정되지 않은 빠른 분해를 나타냈다"며 "우리 팀은 계속 데이터를 검토하고 다음 비행 테스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스타십은 이번 비행 중 '스타링크' 위성과 비슷한 크기의 모형 위성 8개를 궤도에 배치하는 작업도 진행하려 했으나, 우주선의 문이 열리지 않아 이를 시도하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시험비행이 끝난 뒤 자신의 엑스 계정에 "스타십이 예정된 엔진 컷오프를 달성한 것은 지난 비행에 비해 큰 개선이며 상승 단계에서 열 차폐용 타일의 심각한 손실도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검토할 좋은 데이터가 많고, 다음 3차례 비행의 발사 간격은 3∼4주에 한 번으로 더 잦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인류를 화성에 거주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고 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과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그 동안 8차례 시험비행 중 4번은 예정된 궤도 비행에 상당 부분 성공했지만, 나머지 절반은 실패로 돌아갔다. 특히 가장 최근에 진행된 올해 1월 7차 시험비행과 3월 8차 시험비행에서는 발사 후 10분이 지나지 않아 우주선이 통신 두절 후 상공에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