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지선 직후 홍역 치르는 베네수엘라대법원 장악한 마두로 대통령, 독재국가로 한 걸음 더헝가리서도 사법부 독립 훼손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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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네수엘라 여당 총선 유세 현장. 출처=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 총선과 지방선거가 치러진 베네수엘라에서 선거 전 집권 세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를 제거한 정황이 알려지면서 야당의 총선 보이콧 요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독재국가가 됐다는 비판이다.야후 파이낸스는 "베네수엘라 야당이 총선 보이콧을 요구하고 정부가 장악력을 강화하자 유권자들이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한편 AP 통신은 "좌절감과 환멸을 느낀 일부 유권자들이 총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대법원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대법관 수를 줄이고 정권과 뜻을 같이 하는 대법관을 재임명하는 방식으로 대법원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역할이 유명무실헤지면서 정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베네수엘라 대법원의 독립성 훼손은 1999년 집권한 우고 차베스 당시 대통령 시절 시작됐다. 포퓰리즘으로 국회 다수 의석을 장악한 행정부가 입법권을 활용해 사법부까지 장악한 것이다.이에 따라 2024년 7월 대통령 선거에서 극심한 경제난을 겪던 유권자들이 야당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에게 더 많은 표를 줬지만 정부는 마두로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대법원은 "선거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해 정권 연장의 거수기 역할을 맡았다. 사법부 장악이 독재정권 유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사례다.다른 국가에서도 사법부 독립성 훼손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다.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는 집권 세력이 사법부 장악을 강행해 보조금 동결 등 EU의 제재를 받았다.15년째 집권 중인 역대 최장수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 피데스는 지난 2023년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정부 기관에 판사 임명·징계권 등의 권한을 부여하고 헌법재판소의 법률 심사권한을 제한했다.또한, 이스라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입법·행정부로 나뉘어 있던 대법관 임명권을 여당이 대부분 갖게 하도록 하는 개편안을 2023년 추진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대법원은 이 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