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 달러 쏟아부은 투자자들과 사적 접촉
  • ▲ 트럼프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화면 캡처
    ▲ 트럼프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계정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윤리적 비판과 이해충돌 논란에도 불구하고, 22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자택 골프장에서 자신의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 보유 상위 투자자들을 초청해 사적 만찬을 강행했다.

     해당 밈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연관된 민간 법인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Fight Fight Fight, LLC)'가 발행했으며, 보유량이 많을수록 만찬 참석 자격이 주어지는 방식이었다.

    이를 두고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직과 사적 자산을 사실상 연계시킨 전례 없는 행위라며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한 민주당 인사는 이번 만찬을 "미국 백악관 역사상 가장 큰 부패 스캔들"이라고 규정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도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민간 사업에 투자금을 유치한 것은 초유의 일"이라며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를 제기했다.

    백악관은 이번 만찬이 대통령의 '개인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백악관 공식 행사와는 무관하며, 참석자 명단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모든 자산은 백지신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자녀들이 다루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직을 이용해 이득을 취한다는 추정은 터무니없다"고 부연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쏟아부은 자금은 총 1억4000만 달러(약 1922억원)에 달한다. 데이터 분석업체 잉카 디지털(Inca Digital)에 따르면, 상위 220명 보유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쓴 인물은 1640만 달러(약 225억원)를 지불했다.

    ‘오피셜 트럼프’ 토큰은 지난 4월 23일 행사 공지 이후 이달 12일까지 보유량을 기준으로 참석자를 선정했고, 만찬 발표 이후 해당 토큰의 가치는 50% 이상 급등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주요 구매자는 미국 외 지역의 투자자들이 다수였으며, 블록체인 거래 분석을 통해 외국인 자금 유입도 확인됐다.

    행사 참석자는 대부분 비공개됐으나, 트론 창업자이자 암호화폐 억만장자인 저스틴 선(Justin Sun), 디파이 플랫폼 '신세틱스' 창립자 케인 워릭(Kain Warwick), 밈코인 스타트업 밈코어(MemeCore) 등 일부 인사가 참석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도 밈코인 물량의 80%는 트럼프 측 회사인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가 보유 중이며, 향후 추가 매각을 통해 지속적인 자금 확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와 같은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 5건을 제출한 상태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는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이미 유사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은 존재하지만, 트럼프 측근이 요직을 장악한 상황에서는 법 집행이 실효성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