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시절 한부모 가정 민원인 호소에 눈물무한돌봄사업 등 현실 정책으로 약자의 삶 개선"金, 강경 이미지만으론 대변 못해, 재평가 돼야"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서민 생활의 고통을 언급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서민 생활의 고통을 언급하던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상윤 기자
    2009년 3월, 한 모자 가정의 절박한 사연 앞에 경기도지사 김문수는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아이의 엄마는 신장에 7cm 혹이 생겨 수술을 앞두고 있었고,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미 석 달째 밀린 월세, 퇴거를 요구하는 집주인, '한부모 자녀'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차별받는 아이를 둔 엄마의 간절한 호소. 

    가만히 사연을 듣던 김 지사는 "우리가 도와드릴게요"라며 눈시울을 붉혔고, 이후 김문수의 경기도는 '무한돌봄사업'으로 현장 밀착형 지원 체계의 모범 사례가 됐다. 

    15일 2009년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한 모자 가정의 민원인을 만나는 영상이 SNS에 퍼지면서 그의 인간미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민원인은 500만 원 월세, 35만 원 반지하에 거주하며 어린 자녀를 혼자 돌보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었다. 몸도 성치 않아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데, 모자 가정에 대한 의료보험은 아이에겐 50%는 지원되지만 본인에겐 일절 지원되지 않아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민원인은 "선생님이라는 사람들까지 모자 가정이라는 이유로 우리 아이를 차별한다"며 "아이 때문에 살지 않느냐. 우리 아이의 꿈과 희망이라도 저버리지 않게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한 김 후보의 대답은 "우리가 도와드릴게요" 단 한 마디. 김 후보의 눈물이 회자되는 이유는 단지 그가 울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그 길로 2008년부터 추진해 온 '무한돌봄사업'을 확대 시행했다. 한부모 가정처럼 복지 시스템 바깥에 놓인 사람들을 행정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도였다.
  •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09년 경기지사 시절 민원인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노컷TV 화면 캡처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009년 경기지사 시절 민원인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 ⓒ노컷TV 화면 캡처
    ◆서민 고통·약자 얘기에 '가슴 속 눈물' … 측근들 "정치 인생 가장 청렴한 분"

    김 후보는 최근 대선 정국에서도 종종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 때는 서민 생활의 고통을 언급하던 중 목이 메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는 한센인 이야기를 하던 중에도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덕수 총리와의 단일화 논란 이후 후보 자격을 되찾자마자 김 후보가 향한 곳도 한센인 마을인 경기도 포천시 장자마을이었다. 

    과거 한센인들을 만나기 위해 소록도와 꽃동네를 자주 찾았던 김 후보는 "김문수 덕분에 70 평생 처음 글을 배웠다"며 삐뚤빼뚤한 써 내려간 한 한센병 할머니의 편지를 액자에 넣어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한편으로는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의 소방관 갑질 논란과 자유한국당 시절 강경 보수 노선으로 인해 중도층에게는 부정적인 인식도 함께 남아 있다.

    그럼에도 김 후보의 과거를 회고하는 측근들은 '대선을 통해 재평가가 필요한 정치인'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김 후보와 경기도청에서 일했던 김찬영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시스템 바깥의 사람들, 이름 없는 사람들. 그들을 행정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무진 애를 쓰셨다"며 "적어도 내 기억에서 김 후보는 힘없고 어려운 분들의 마지막 희망은 오직 정치와 행정뿐이라며 그 분들의 희망을 위해 어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돈다발 싸들고 오는 사람을 제일 먼저 공천 탈락시키고, 아무 대가도 사심도 없는 종교단체 후원금도 돌려보내니, 세상 물정 모른다고 되려 손가락질받던 사람"이라며 "태극기만 봐도 애국가만 들어도 눈시울이 붉어지던 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 단일화 과정에서 김 후보에게 실망했다며 힐난을 퍼부었던 한 의원도 "김 후보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청렴한 정치인"이라고 말할 정도다. 

    대선 전까지 김 후보와 인연이 전혀 없었다는 한 초선 의원도 "한덕수 총리 쪽으로 단일화돼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보다 김 후보는 훨씬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며 "아직 그 청렴함과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고 치켜세웠다. 

    ◆김문수-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같은 자리, 다른 결실' 주목 

    이러한 미담과 함께 김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대비되는 행보도 주목받는다. 

    김 후보는 지난달 1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는 측근들이 하나둘 의문사했지만 내 측근 중엔 죽은 사람 없다"며 "경기도지사 시절의 성과를 비교해 봐도 나와 이 후보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성남시 대장동 조그마한 30만 평하는데 여러 의혹에 측근이 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감옥에 갔다"며 "그에 비해 나는 그보다 수십 배 큰 광교신도시와 광주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판교 테크노밸리, 평택의 IT밸리 등 수많은 개발 사업을 했지만 한 건도 문제가 없었다. 누가 더 많은 일을 했고 누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는지 결과를 보면 답이 나온다"고 자신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지난 11일 '김문수 망언집'을 공개하고 "김 후보는 여성 비하, 약자 조롱, 역사 왜곡 등 문제가 심각한 후보"라며 "만에 하나라도 이런 인격의 소유자가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의 상식과 가치, 국제적 위상은 돌이킬 수 없이 추락한다"고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