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강사, 26년 강단 떠나 언론인으로"300억 계약 포기, 국민의 목소리 될 것""제자 세대에 빚 갚는단 생각으로 나아가"
  • ▲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이종현 기자
    ▲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이종현 기자
    대한민국 공무원 수험가의 대표 강사로 손꼽히는 전한길 씨가 26년 만에 강단을 떠난다. 은퇴 이유는 단순한 개인적 변화가 아니다. 그는 이제 한국사 교재 대신 펜을 들고 정치를 감시하며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인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전 씨는 자신이 설립한 매체 '전한길뉴스'를 통해 지난 14일 공식 은퇴를 선언하면서 그간 받은 연봉 60억 원과 총 300억 원 규모의 장기 계약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나 하나만 살기 위한 삶이라면 지금처럼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후세대가 정의와 공정이 무너진 사회 속에서 절망하는 걸 지켜볼 수 없었다"고 했다.

    전 씨는 1997년 대구에서 수능 강사로 시작해 2011년 서울 노량진에 입성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한때 경영 실패로 25억 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았지만 이후 공무원 한국사 강의에서 압도적 인기를 얻으며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지난해에만 연봉 60억 원을 벌고 소득세 27억 원을 납부할 만큼 성공한 강사가 된 그가 바라본 대한민국의 현실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위기 그 자체였다고 한다.

    특히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불거진 표현의 자유 침해와 언론 왜곡 사태는 그를 거리로 내몰았다. 그는 가족과 주변의 만류에도 올해 1월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해 청년들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당시 그는 "이대로 침묵하면 대한민국은 제2의 홍콩이 될 것"이라며 "더 이상 방관자로 남을 수 없다"고 결심했다.

    "꿈에라도 거짓말하지 말라"는 인생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언론인의 길을 선택했다는 전 씨는 지난 4월 '전한길뉴스'를 창간하며 정치권과 기성 언론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지금의 전한길이 있게 만들어준 제자 세대에게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단을 떠나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다. 올 초 정치적 시국선언 이후 소속사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지난 2월 이미 강의 계약 종료를 결정했고,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이 마무리된 지금에서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전 씨는 "정치는 국민을 속이거나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섬기는 것"이라며 "청년이 빚으로 미래를 살아가는 현실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 강단에서 내려와 더 치열한 전장을 마주한다. 정치적 압력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택한 길이지만 그는 "이제 전한길은 국민의 목소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