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4일 '2+2 통상협의' 진행…7월 패키지로 美 설득베센트 "한국과 협상 윤곽…성공적 협상 보여주려는 의도"상무장관 "한 국가와 협상 완료 후 승인 대기 중…곧 승인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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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백악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250429 AFP=연합뉴스. ⓒ연합뉴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각) 관세 협상과 관련, "한국과의 협상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베센트 장관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경제성과 브리핑에서 한국을 비롯해 인도, 일본 등 아시아 국가와의 협상 합의 발표시기를 묻자 "이들은 협상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협력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그러나 한국과의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베센트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24일 워싱턴 D.C.에서 한국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한·미 2+2 통상협의'를 진행했다.한국 측은 협의에서 상호·품목별 관세 폐기를 위한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내놓겠다고 미국을 설득했다. 또 향후 협상에서 한국의 정치일정 등을 고려해달라며 미국 측의 양해를 구했다.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일 각 교역국을 상대로 10~40%대 상호관세를 발표했다. 이후 세계 자산시장이 출렁이자 90일의 유예를 전격 발표하고 국가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상호관세 90일 유예 이후 각국에는 현재 10% 기본관세만 책정된 상황이다.회담에 참석한 베센트 장관은 한국과의 협의가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여러차례 내놓은 바 있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국과의 협상이 "매우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다만 현지에서는 한국의 6월3일 대통령선거, 일본의 7월13일 참의원선거 등 협상국의 정치일정 탓에 상호관세 유예기간인 90일 이내에 협상이 어렵지 않냐는 우려도 나온다.이날 일부 취재진은 '한국이 7월 이전에는 포괄적인 합의에 이르지 않겠다고 하는데, 상호관세 유예를 더 연장할 것이냐'고 질문했다.이에 베센트 장관은 "그 반대"라며 "우리와 나눈 대화를 보면 실제 이들 정부는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미국과 무역협정의 틀을 마무리 짓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미국과 성공적으로 협상했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선거 전에 무역협상의 기본 틀(framework)을 마련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이어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실제로 협상테이블로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선거운동을 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미국 CNBC 방송에 출연해 다른 나라와의 상호관세 협상 상황과 관련, "한 국가와의 협상을 완료(done)했으나, 상대국 총리 및 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곧 (승인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언급했으나, 해당 국가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베센트 장관이 한국과의 협의 이후 긍정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만큼 한국과의 협상 성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이어 "국가마다 세부사항을 협의하고 있다"며 "그러나 상대국은 총리와 의회가 있기 때문에 (최종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그들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결국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베센트 장관은 미·중간 관세협상 진척상황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도, 현재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협상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중국과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관세 전쟁' 관련 협상 여부를 묻자 "누가 누구와 대화하는지는 얘기하지 않겠다"며 "시간이 지나면 관세가 중국에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최근 며칠간 매우 큰 수치를 봤는데, 이 수치가 유지된다면 중국은 매우 빠르게 1000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관세율이 떨어지더라도 500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면서 "중국은 거의 5배나 많은 상품을 (미국에) 수출한다. 따라서 관세를 철회하는 것은 중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베센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협상 전략을 "전략적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하면서 "불확실성의 범위는 점차 좁혀질 것이며 협상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하면 확실성이 생길 것이다. 다만 협상에서 확실성은 반드시 좋은 게 아니다"라고 했다.그는 중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급망 충격이 발생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소매업체들은 이 상황을 미리 대비해 재고를 관리해왔으며 나는 수십개의 기업과 일간 또는 주간 단위로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