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꺾고 코파 델 레이 우승리그 1위 질주, UCL 4강 진출, 트레블에 근접2021년 메시가 떠난 후 처음으로 UCL 우승과 트레블 도전
  • ▲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최초로 2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제공
    ▲ 리오넬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유럽 최초로 2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제공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그는 신의 위상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얻었다. 

    바르셀로나의 위대한 유스 '라 마시아' 출신으로 2004년 1군에 올라섰고, 2021년까지 17시즌을 바르셀로나에서만 뛰었다.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 뛴 경기 수는 778경기. 구단 역대 최다 출장 1위의 기록이다. 메시가 터뜨린 골은 672골. 구단 역대 최다골 1위의 기록이다. 

    역대 출전과 득점 모두 1위다. 메시가 곧 바르셀로나였고, 바르셀로나가 곧 메시였다. 메시를 앞세운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우승 10회,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7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 등 총 34개의 우승컵을 수집했다. '축구의 신'이 세계 축구를 지배한 시기였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시대'에 살았다. 

    메시의 업적 중 가장 눈부신 것은 역시나 '트레블'이다. 리그와 FA컵, 그리고 UCL을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 생애 한 번도 하기 힘든 트레블을 '축구의 신'은 유럽 최초로 2번이나 성공했다. 

    바르셀로나는 2008-09시즌, 2014-15시즌 트레블 영광을 안았다. 첫 번째 트레블은 바르셀로나 라 마시아의 위대함을 알린, 바르셀로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3인이 만든 트레블이다. 메시와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라는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 3인방이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두 번째 트레블은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리톱이 해낸 성과다. 메시와 함께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 최전방에 나섰다. 세상은 이들을 'MSN 트리오'라 불렀고, 'MSN 트리오'는 세계 축구를 지배했다. 

    역사를 뒤로하고 메시는 2021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했다. 바르셀로나는 충격을 받았고, 세계 축구계도 충격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은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시에게 바르셀로나는 모든 것이었고, 바르셀로나에게도 메시는 모든 것이었다. 

    복잡한 이유로 바르셀로나와 메시는 이별을 선택했다. '축구의 신'이 떠난 바르셀로나. 더 이상 스페인의 강호도, 유럽의 강호도 아니었다. 세계적인 주목도 받지 못했다. 그저 그런 팀으로 전락했다. 스페인에서는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 완전히 밀렸고, 유럽에서는 우승 후보 축에도 들지 못했다. 사비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와 깜짝 리그 우승을 이끌기는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 ▲ 바르셀로나가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트레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뉴시스 제공
    ▲ 바르셀로나가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트레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뉴시스 제공
    이랬던 바르셀로나가 올 시즌 몰라보게 달라졌다. 메시가 없는 상황에서 첫 UCL 우승에 도전하고, 더 나아가 '축구의 신'만이 할 수 있었던 '트레블'에 도전한다.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려 한다. 바르셀로나가 '새로운 시대'를 공표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라리가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4승 4무 5패, 승점 76점 1위다.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2점)와 4점 차가 난다. 우승이 유력하다. UCL에서는 4강에 올랐다. 우승 후보 1순위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이 탈락한 상황에서 바르셀로나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 바르셀로나는 UCL 4강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격돌한다.  

    코파 델 레이는 우승을 확정했다. 27일 열린 코파 델 레이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바르셀로나의 트레블 가능성을 높인 우승이었다. 

    사실 올 시즌 바르셀로나가 이렇게 빛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먼저 올 시즌 새롭게 부임한 한지 플릭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다. 그는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일본에 참패를 당하는 등 독일 대표팀 최초로 '경질'된 감독이다. 한 물 간 감독으로 취급을 받았다. 바르셀로나가 플릭 감독의 손을 잡자 한숨이 더 많이 나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반전을 이뤄냈다. 특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궁합은 최고였다. 플릭 감독과 레반도프스키는 2019-20시즌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트레블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 그때의 강점을 그대로 바르셀로나로 가져왔다. 레반도프스키는 플릭 감독 지휘 아래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 한 명이 있다. 기대감이 낮았지만 대반전을 이룬 이가. 바로 하피냐다. 그가 올 시즌 이토록 엄청난 활약을 펼칠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올 시즌 초만해도 하피냐는 바르셀로나 팬들이 반기지 않는 대표적인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금 하피냐의 질주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제2의 메시'라 불리는 17세 슈퍼 신성 라민 야말의 성장이다. 그는 스페인 대표팀으로 출전한 유로 2024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지금 야말은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다. 야말 역시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이다. 바르셀로나에서는 수많은 '제2의 메시'가 등장했지만, 현재 메시의 길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는 바르셀로나 최초의 선수라 할 수 있다. 

    2008-09시즌 메시-사비-이니에스타가 있었고, 2014-15시즌 'MSN 라인'이 있었다면 2024-25시즌에는 레반도프스키-하피냐-야말이 있다. 

    리그에서 레반도프스키는 25골로 득점 1위다. 하피냐는 15골 9도움을 기록했고, 야말은 6골 12도움이다. 야말이 라리가 도움 1위, 하피냐가 2위다. UCL에서는 레반도프스키가 11골로 득점 3위다. 하피냐는 12골 7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 2위, 도움 1위다. 발롱도르급 활약이다. 야말은 4골 3도움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트리오를 꾸려서 메시가 없는 첫 번째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는 바르셀로나다. 변수는 레반도프스키의 부상이다. 현재 레반도프스키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리그는 5경기 남았고, UCL은 결승까지 간다면 3경기 남았다. 레반도프스키가 언제 돌아올지, 또 레반도프스키의 대체자가 얼마나 해줄지가 관건이다. 이것만 해결한다면, 잘 극복해낸다면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없는 새로운 시대를 선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