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나선 나라 거론하며 "中, 크기가 클 뿐 다른 나라와 차이 없어"中, 항공사들에 보잉 항공기 추가 구매 중단 지시하자 트럼프 협상 촉구"美·中 무역협상, 이렇게 흘러가면 트럼프 행정부가 초조해질 것" 관측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트럼프 관세'로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이 먼저 협상을 요청해야 한다면서 이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인용하면서 "공은 중국 쪽에 있다"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중국은 우리와 협상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는 트럼프의 성명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다른 나라들 사이엔 차이랄 게 없다"며 "단지 (중국이) 크기가 훨씬 크다는 것뿐"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어 "중국은 우리가 가진 것, 모든 나라가 원하는 우리가 가진 것, 즉 미국 소비자를 원한다"며 "다시 말해 그들은 우리의 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중은 '트럼프 관세'로 상호간에 1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무역전쟁 상태다. 미국은 펜타닐 유입을 명목으로 20%, 상호관세로 125% 등 총 145%를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고 중국은 125%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관세 정책으로 양측 모두 출혈이 불가피한 가운데 급한 것은 중국이라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에 열려있고,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 정부가 자국 항공사에 미국 보잉사로부터 항공기 추가 인수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비난한 뒤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수입품 145%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으며 미국 기업으로부터 항공기 관련 장비와 부품 구매 역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보잉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또다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물에서 "중국이 보잉과의 계약을 파기했다"고 비판한 뒤 "다른 나라와는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면서 중국도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간접 촉구했다.

    이날 레빗 대변인도 중국 이외의 국가와 관세 등 무역협상 상황을 묻는 말에는 70여개국이 미국과 접촉했다는 점을 재언급하면서 "15개 이상의 제안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일부 협상에 대해 매우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시진핑 중국 주석은 보잉 구입금지 이외에 미국의 관세에 보복관세를 물리는 등 결사항전의 태도를 보이면서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중국은 제2의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 수출선 다각화를 통해 대미(對美) 수출 비중을 전체 수출의 12%로 줄이는 등 여러 준비를 해온 데다 먼저 대화를 요청하는 것은 투항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무역협상에 '만만디(慢慢的)' 전략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외교통상가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이 지금처럼 흘러가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카드를 많이 들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수출통제조치에 들어간 6개 중희토류는 사실상 중국에서만 정제된다면서 "중국이 미국 국방력의 중국 의존성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