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이미선 후임에 이완규·함상훈 지명마은혁, 사회주의 단체 '인민노련' 핵심멤버韓 "마은혁 임명 헌재법과 헌재 판결 따른 것""사심없이 오로지 나라 위해 슬기로운 결정"
  •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뉴시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또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와 함께 마용주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임명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 대행은 "저는 작년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균형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헌법재판관 임명은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현안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국론 분열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자 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미처 정해 놓지 못한 사항은 헌정사의 전례를 참고해 현명한 선인들의 판단을 따르고자 했고,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가 대한민국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합의하는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하고 간곡하게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마은혁 재판관 임명에 대해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당시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조한창(여당 몫)·정계선(야당 몫) 후보자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는 임명을 보류했다. 마 후보자는 사회주의 지하혁명조직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 핵심 멤버로 활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 대행은 또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후임자 지명에 대해선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경찰청장 탄핵 심판도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한 대행은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돼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 추경 준비, 통상 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고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한 대행은 이완규·함상훈 후보자에 대해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았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자는 1961년 인천 출신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다. 대검 형사1과장, 서울북부지검 차장, 인천지검 부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고,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법제처장으로 임명됐다.

    이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 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저녁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회동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특히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80년 5·18민주화운동으로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고 벽보를 게시한 혐의였다. 이 처장은 2008년 5·18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았다.

    함 후보자는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1기로 수료한 뒤 1995년 청주지법 판사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고법 판사, 전주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한 대행은 "오늘 내린 결정은 그간 제가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 원로 등 수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라며 "저는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했고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작년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직후, 위기에 처한 국정을 안정적으로 균형있게 이끌어가는 것이 저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은 제가 가장 깊이 고민한 현안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한 국론 분열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하고자 하였습니다. 헌법과 법률이 미처 정해놓지 못한 사항은 헌정사의 전례를 참고하여 현명한 선인들의 판단을 따르고자 하였고, 그마저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대표인 여야가 대한민국의 분열을 막기 위해 이견을 내려놓고 합의하는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절하고 간곡하게 호소하였습니다. 
       
    이후 저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후임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진 두 분을 먼저 임명하였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에 복귀한 지금, 저는 세 가지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운영하면서, 산불 피해와 통상전쟁을 다같이 돌파할 해법을 찾고, 차기 대선과정을 공명정대하게 관리해 나갈 책임입니다.
       
    그동안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었던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과 관련하여 저는 오늘, 다음의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였습니다. 
       
    우선,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모두 마친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를 대법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과 관련하여, 헌법재판소법과 헌재 판결에 따라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하였습니다. 
       
    또한 열흘 뒤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하였습니다. 
       
    이중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중이라는 점, 또한 경찰청장 탄핵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헌재 결원 사태가 반복되어 헌재 결정이 지연될 경우 대선 관리, 필수추경 준비, 통상현안 대응 등에 심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며, 국론 분열도 다시 격화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습니다. 두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 재판관님과 두 분의 합류를 통해, 헌법재판소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헌정질서의 보루라는 본연의 사명을 중단없이 다해나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오늘 내린 결정은 그동안 제가 여야는 물론 법률가, 언론인, 사회원로 등 수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숙고한 결과입니다. 저는 법적 검토를 거친 뒤, 오늘 오전 동료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여쭙고 저의 결정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저는 사심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음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