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문화재단, 2022년부터 동남아시아문학총서 발간닉 호아킨 '배꼽 두 개인 여자', 미카 드 리언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등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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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리아 테레사 비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왼쪽부터)와 미카 드 리언 작가,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한세예스24문화재단
필리핀의 작가 닉 호아킨(1917∼2004)과 미카 드 리언(37)의 작품이 한국 독자들과 만난다.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2024년 한국과 필리핀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4~6권을 내놓았다. 이번에 번역·출간된 책은 닉 호아킨의 '배꼽 두 개인 여자'와 '열대 고딕 이야기', 미카 드 리언의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 3권이다. 필리핀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어 원서는 모두 영어로 집필됐다.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은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하 재단)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진행해 온 사업이다. 2022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 각국의 근현대문학 3권을 번역해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2026년 인도네시아, 2027년에는 말레이시아 소설을 선보일 예정이다.백수미 재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국제교류재단(KF)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출판시장이 유럽, 미국, 일본 등에 집중돼 있다 보니 우수한 동남아시아의 문학 작품이 많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작품은 각 국가의 전통과 국민성, 문화를 잘 나타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이어 "필리핀의 역사적 서사부터 현대적인 감성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필리핀의 문화와 고유의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며 "재단은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닉 호아킨은 필리핀 대표 소설상 '해리스톤힐상'과 '필리핀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 등을 수상한 국민작가다. 인간 본연의 복잡성을 조명하는 동시에 식민주의와 정체성, 가족과 사랑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필리핀 사회의 역사·문화·정서를 초현실적으로 펼쳐낸다. -
- ▲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시리즈 4~6권을 출판했다.ⓒ한세예스24문화재단
'배꼽 두 개인 여자'는 필리핀의 사회적 변화와 그에 따른 정서, 문화 등을 독창적인 서사로 담아낸 일곱 편의 단편 소설로 이뤄졌다. '삼대', '죽어가는 탕아의 전설', '성 실베스트레의 미사', '하지', '메이데이 전야', '배꼽 두 개인 여자', '의장대'가 실렸다.'열대 고딕 이야기'는 호아킨이 1950~1960년대에 집필한 희곡과 단편 소설을 모았다. '필리핀 예술가의 초상', '제로니마 부인', '칸디도의 종말' 등의 작품은 필리핀의 사회와 문화를 관통하는 정서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로니마 부인'은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받았다.미카 드 리언은 2019년 로맨스·역사·판타지에 관한 에세이 '저를 도서 편집자로 불러주시기를 감히 청해봅니다'와 2022년 필리핀인의 정체성을 다룬 에세이 '필리핀 천 년의 단일 신화'로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도 번역된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라이벌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닌 주인공 '에마'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현대 여성의 독립성과 자아 성찰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미카 드 리언 작가는 출판사에서 10년 넘게 일한 경험을 살려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를 2022년 7월 16일~8월 13일 한 달 만에 집필했다. 그는 "서사 속에서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독자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는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마리아 테레사 B 디존-데 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는 "필리핀 문학 작품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한세예스24문화재단에 감사드린다. 한국과 필리핀이 경제적 협력을 넘어 문화적으로도 활발히 교류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한국과 필리핀은 전쟁, 식민지라는 역사적 아픔에서 영감을 받는 등 문학적으로 비슷한 요소가 많다"며 "한국 고전소설에 나오는 구미호처럼 필리핀 문학에도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