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관세 카드 동원해 새 판 짜기"USMCA, 車 등 무관세…해외기업 '우회로' 되자 美로 공장 유인규정상 2026년 재검토 예정…캐나다-멕시코,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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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250121 AP/뉴시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웃 국가 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조기 재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고율관세 부과 카드도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을 대체해 만들어진 USMCA는 2016년 법정 재협상 시한이 도래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이 협정을 '입맛에 맞게' 수정하고자 관세를 동원해 판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전날 취임식에서는 구체적인 신규 관세 부과 조치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취임 당일 오후 늦게 취재진과 만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를 "2월1일에 (부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가 불법이민자와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면서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왔다. 취임과 동시에 실행을 예고한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그가 이번 재협상을 통해 무역협정의 자동차 관련 조항을 변경, 현재 캐나다와 멕시코에 있는 자동차 제조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옮기려 한다고 전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USMCA를 통해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는 등 무역불균형 해소에 나섰지만, 중국 기업을 비롯해 해외기업들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미국 수출을 위한 우회로로 여기고 혜택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자동차산업에서 북미 생산부품 비중을 75%로, 철강·알루미늄 비중을 70%로 강화했으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자동차기업 등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워 이 기준을 충족한 뒤 무관세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자동차업계 한 임원은 이런 상황에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3개국의 '북미 자동차 공급망'을 깨뜨리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USMCA 재협상을 처리하도록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공화당의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노스다코타)은 "USMCA가 수정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그는 무역협정 개정이나 펜타닐 밀수 문제 해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에 대한 군사비 부담 증액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완화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놓고 캐나다 정부 측과 협의해 왔다면서 "(캐나다는) 관세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만큼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하길 바란다. 결국 그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다른 의원들도 캐나다와 멕시코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트럼프 첫 임기 동안 주일대사를 역임한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테네시)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을 무역협정 재협상을 위한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지나치게 순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관세 부과에 대해 "트럼프는 그렇게 할 것"이라며 "최근 캐나다 정부와 더 호혜적인 무역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북미 경제에 미칠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양국은 보복관세를 비롯해 대응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반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어떠한 대응이든 "강력하고 신속하며 신중하면서도 매우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WSJ에 따르면 캐나다는 켄터키 버번위스키와 플로리다 오렌지주스 등 최대 15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정유업체로 수출하는 석유에 수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냉정함을 유지하자. 우리는 항상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하지만 멕시코도 2018년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자 돼지고기, 치즈, 사과 등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현재 USMCA 적용을 받는 미국과 이웃 국가간 무역 규모는 2조달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