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통령 체포에 침통한 국민의힘 … "자유민주주의 역사에 오점"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되자 여당인 국민의힘도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체포영장 집행을 강행한 공수처를 향해 "자유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 직후 관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대국의 자유민주주의 역사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불법 영장의 불법 체포, 거기에 대해서 군사보호시설에 임의로 침범하는 매우 나쁜 선례를 반복해서 남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과 그 당의 대표를 아버지로 모시는 추종 세력에 의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 절차가 짓밟아진 날"이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또 "그에 부화뇌동 돼 권력을 탐하는 일부 공직자들이 가세해 저지른 이 폭거를 저와 여기 함께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법적 책임, 정치적 책임, 역사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대한민국 법치가 무너졌다. 대한민국 헌법이 파괴된 날"이라며 "참담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대한민국 국격이 떨어지고 말았다. 꼭 지금 현직 대통령을 이런 모습으로 체포해야 되는 것이 맞냐"며 "공수처장의 공명심인가 아니면 야당과 야합한 세력들의 폭거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오늘은 역사가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며 "더는 이렇게 탈법, 무법으로 법치주의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모든 폭거를 만든 그 세력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 33명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사실이 알려지자 새벽 4시 30분쯤부터 관저 앞에 모였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밀리면서 옷이 찢기거나 얼굴이 긁히는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의원들 사이에서 욕설 등 거친 언사는 자제하거나 뒷짐을 지는 등 지침이 공유된 만큼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된 인원은 없었다.

 

관저 앞에는 강명구·강승규·권영진·구자근·김기현·김민전·김석기·김선교·김승수·김위상·김장겸·김정재·나경원·박대출·박상웅·박성민·박수영·박충권·성일종·송언석·유상범·윤상현·이만희·이상휘·이인선·이종욱·이철규·장동혁·정동만·정점식·정희용·조배숙·조지연 의원 등이 집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20분 국회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 이후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