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불참 자체가 강한 유감 표명"日 산케이 "韓 반일병 지긋지긋해"
  •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사도광산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이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사도광산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사도광산 추도식 불참을 두고 일본이 유감을 표한 가운데, 외교부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일본 측 추도식에 불참하고 자체 추도식을 개최한 것은 과거사에 대해 일본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전날 한국 정부의 불참을 두고 유감을 표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한국 측이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입장은 아니지만, 한국 측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외교부는 브리핑에 앞서 외교부 당국자가 전날 주한일본대사관과 접촉해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 문제가 더는 불필요한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고, 개별 사안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번 추도식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이 한국에 약속한 후속 조치로 개최됐다.

    그러나 일본 측 추도사에서 '조선인 강제 노동' 표현이 담기지 않는 등 추도식의 의미가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개최를 목전에 두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차관의 참석 소식이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전날 '2022년 이쿠이나 정무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보도가 오보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정정 보도를 내보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이 26일 "한국의 '반일병'은 지긋지긋하다"며 "일본의 정치인이 전몰자를 모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외국으로부터 비판받을 까닭이 없다"고 강변하는 등 추도식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일본 측의 진정성 없는 태도와 함께 외교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강인선 외교부 제2차관은 "추도식 불참 자체가 강한 항의이자 유감 표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강 차관은 이날 "당초 한일 간 합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추도식을 일본이 개최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강하게 항의를 한 것이고 그 자체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며 "일본 측이 우리 측에 제시한 최종 추도식 계획은 사도광산 등재 당시 한일 간 합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