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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라노 한경성 &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의 리트 듀오 음반 'DER MOND LIEDER(달빛 노래)' 커버 이미지.ⓒ워너뮤직코리아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72)과 소프라노 한경성(45)이 리트 듀오 음반 '달빛 노래(DER MOND: LIEDER)'를 워너뮤직코리아를 통해 14일 발매했다.
'달빛 노래'는 고독한 위성인 '달'을 주제로 한 가곡 20곡이 실렸다.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 포레, 볼프, 시마노프스키 등 독일 가곡(Lied·리트)부터 한국 가곡 윤극영 '반달', 박태준 '가을밤' 등이 수록됐다.
하르트무트 횔과 한경성은 20여년 전 독일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한경성은 횔에게 리트를 배웠고, 라인가우 뮤직 페스티벌에서 함께 열었던 가곡 리사이틀이 계기가 돼 수십차례 유럽 무대를 가졌다.
횔은 한경성에 대해 "리트가수로서 완벽한 투명한 음성과 섬세한 표현력 모두를 가지고 있다. 여러 리사이틀을 통해 리트 가수로서 그녀의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전했다.
'달'에 대해 서양에서는 신비하고 은은한 존재이자 스산하고 불길한 느낌을 주는 시가 등장하는 반면, 동양의 정서 속 달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 명절인 경우가 많으며, 소원을 이뤄주는 초월적 존재로 인식한다. 앨범의 수록곡들을 통해 '달'에 대한 동서양의 다양한 관점을 경험할 수 있다.
앨범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은 슈베르트의 '달에게'다. 괴테의 시에 붙인 노래로 "밤길을 거닐며, 달에게 말을 건다. 인간이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불러낸다. 달은 그리움이 빚어내는 무한함"을 담고 있다.
한국 가곡 2곡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이자 전 취리히 국립음악원 총장 다니엘 푸에터가 음반을 위해 편곡했다. 그는 "'반달'은 구름 나라를 건너 은하수로 떠나는 여정을, '가을밤'은 기러기는 울고 잠이 오지 않는 가운데 스며드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경성은 앨범에 대해 "3년 전 사랑하는 이의 갑작스러운 암 판정으로 늦가을 밤하늘에 뜬 달을 보며 간절한 기도를 한 적이 있다. 고된 항암치료와 수술들을 이겨내던 시절에 우리는 달빛 노래들을 부르며 힘든 시간을 지켜냈고, 달의 아름다움을 음반에 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녹음을 마치고 나오며 만난 '통영 밤하늘의 달빛'은 그 자체가 음악이었다. 이번 앨범은 횔 선생님과 마치 동화처럼 작업했고, 건강을 되찾은 남편이 제작자로 참여했다. 달을 보며 했던 간절했던 기도가 이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달빛 노래' 발매를 기념한 듀어 리사이틀 투어도 열린다. 오는 19일 강릉아트센터 소공연장, 20일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 챔버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공연에는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가 특별출연해 슈베르트 '바위 위의 목동'을 실내악 편성으로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