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등록·취소는 IMO 회원국 재량美 전문가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보여"
  • ▲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23년 9월 6일 열린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 북한 김정은이 지난 2023년 9월 6일 열린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 영웅함' 진수식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잠수함을 처음 등록한 사실이 보도되자, 잠수함은 물론, 기존에 등록한 수상함 정보 등 모든 해군 함정에 대한 정보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을 확인한 결과, 29일 오전 11시쯤(미 동부 시각)부터 북한의 모든 해군 함정이 검색되지 않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사라진 함정은 북한 해군 소속 180여 척이며, 해군 소속이 아닌 일반 북한 상선은 여전히 등재돼 있다.

    앞서 북한은 '상어2급' 11척과 신포급 '8.24 영웅함' 1척, '신포C급' 김군옥영웅함 1척 등 잠수함 13척을 지난 27일 자로 IMO 선박정보데이터베이스(GISIS)에 처음 등록했다.

    그러나 등록 사실이 보도로 알려진 지 하루 만인 28일 북한 잠수함 정보가 IMO 검색 결과에서 모두 사라졌다.

    보도 이틀 만인 29일에는 김정은이 지난해 9월 탑승한 신형 호위함 '661호'와 건조 연도가 2026년도로 표기된 남포 남포급 호위함 2척, 1950~1980년대 건조된 노후 함정 등 기존에 등록된 수상함 정보까지 모두 삭제됐다.

    IMO GISIS는 각국이 제출한 선박 현황을 등재할 뿐, 선박의 등록과 취소는 각 IMO 회원국의 결정에 맡기고 있다. IMO 측은 북한 군함 정보의 삭제 주체에 관한 질의에 "회원국은 자국 관련 데이터를 GISIS에 업데이트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잠수함 정보를 등록한 뒤 자국 해군 자산에 관심이 쏠리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VOA에 "이는 분명히 자국 함정이 (IMO에) 등록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며 "너무 급박하게 발생한 일인 만큼 단순히 우연히 벌어졌다고 상상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 조직의 고위층 중 누군가 보도를 접했을 것"이라며 "주목받는 것이 싫고 북한의 역량을 은폐하길 원해서 선박 등록 자료에서 뺄 것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