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 12~13일…오페라 '카르멘' 19~20일 무료 공연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보다 많은 시민이 예술적 경험 누릴 수 있도록 노력"
  • ▲ 2023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전경.ⓒ서울문화재단
    ▲ 2023 한강노들섬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전경.ⓒ서울문화재단
    한강의 석양을 배경으로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발레·오페라 전막 공연이 펼쳐진다.

    올해 3회째를 맞는 '한강노들섬클래식'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고전 (Classics, Opening a New Era)'이라는 주제로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10월 12~13일)와 오페라 '카르멘'(19~20일)을 오후 6시 노들섬에서 선보인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서울문화재단이 2022년부터 제작하고 있는 야외 공연예술축제다. 2022년 오페라 '마술피리'는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되며 3200여 명이 찾았다. 발레·오페라 2개 장르로 확대한 지난해에는 약 1만명이 관람, 시민 만족도 94점을 기록했다.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오페라 '카르멘'은 19세기 말 사회상의 변화를 반영한 작품이다. 신념과 정의, 여성상의 변화 등을 그려 시대적 전환기에 예술사적 성과를 이루며 20세기의 문을 열었다. 재단은 '야외 클래식 공연' 향유의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의미를 담아 두 공연을 올해의 작품으로 기획했다.
  •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울문화재단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에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서울문화재단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전막 발레·오페라를 야외 무대에 올리는 것은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 도심 내의 소음, 안전 문제 등 어려움이 많지만 우리에게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며 "보다 많은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이 노들섬에서의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이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유명한 동화 속 이야기를 우아한 발레로 그려낸다. 19세기 플로레스탄 왕궁을 재현시킨 웅장한 무대와 의상, 완벽한 군무의 형식미, 주역 무용수의 그랑 파드되(2인무) 등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발레STP협동조합에 소속된 유니버설발레단, 와이즈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의 약 70명의 무용수가 한 무대에 오른다. 주인공 '오로라'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솔리스트 이유림, '데지레' 역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가 각각 출연한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고전 발레의 교과서로 불린다. 동작이 단순하기 때문에 기교로 눈가림 할 수 없고, 탄탄한 기본기와 엄청난 지구력, 절제력이 요구된다"며 "LED를 활용해 노들섬을 플로레스탄 왕궁으로 정교하게 구현해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 서울문화재단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발레리노 이동탁, 발레리나 홍향기,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메조소프라노 정주연, 테너 존 노, 김숙영 연출가, 김광현 지휘자.ⓒ서울문화재단
    ▲ 서울문화재단이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4 한강노들섬클래식'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김인희 발레STP협동조합 이사장,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발레리노 이동탁, 발레리나 홍향기,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메조소프라노 정주연, 테너 존 노, 김숙영 연출가, 김광현 지휘자.ⓒ서울문화재단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은 사실주의(베리스모·verismo) 오페라의 초석이 된 작품으로 당대의 두 거장 바그너·베르디의 오페라와는 완전히 달랐다. 신화나 귀족사회가 아닌 하층민의 삶을 소재로 했으며,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를 둘러싼 사랑과 배신을 그린 치정 멜로극이다.

    군인 돈 호세가 집시이자 담배공장 직공인 카르멘에게 유혹당해 타락하고, 결국 그녀를 죽인다는 파격적인 줄거리 때문에 당시 파리 시민들에게 외면당했다. 평단의 혹평으로 실의에 빠진 비제는 33회차 공연이 있던 날 심장발작으로 사망했으며, 이후 '카르멘'은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연출로 나서는 김숙영은 데이트 폭력, 가스라이팅 등 현대 사회의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카르멘'의 자극적인 내용에 대해 "원작의 변화는 없다. 미투 등 시대에 따라 작품을 계속 바꾸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관객마다 감상 포인트, 가져가는 메시지 등이 다르다. 모두에게 공감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전통적인 틀 안에서 문제의식을 담아갈 수 있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노들섬 오페라 '카르멘'은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3시간에 달하는 공연 시간을 인터미션 없이 100분으로 줄였다. 김광현 지휘자가 이끄는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위너오페라코러스 등 약 100명이 참여한다. 신예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이 '카르멘' 역을 맡아 첫 주역 데뷔 무대를 갖고, 테너 존노가 '돈호세'로 분한다.
  • ▲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오페라 '카르멘' 포스터.ⓒ서울문화재단
    ▲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오페라 '카르멘' 포스터.ⓒ서울문화재단
    '팬텀싱어3' 우승을 통해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한 존노는 "야외 오페라 무대에 서게 돼 정말 기대된다. 작년 '서울재즈페스티벌'에 출연했는데, 비가 엄청 내렸다. 비를 맞으면서 신나게 노래를 불렀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오페라도 모두가 자연을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한강노들섬클래식'은 매회 2000여 석 규모로 전년 1800석에서 객석을 확대했다. 총 객석의 10%는 인터넷을 통한 빠른 예매가 어려운 65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어르신 디지털 약자 사전 전화예약'을 신설했다. 또 재외국인 및 해외관광객 대상 홍보를 확대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9월 11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1인 최대 4매까지 예약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트페스티벌 서울 누리집이나 한강노들섬클래식 공식 인스타그램(@hangangarts.sfac)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