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권태선 '고대영 해임 주도' 전력 질타 "이사장 역임하며 MBC 내 '차별·탄압' 외면"
  • ▲ 2018년 1월 22일 고대영 KBS 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 들어가고 있는 권태선 당시 KBS 이사의 모습(사진 중앙). ⓒMBC노동조합 / 뉴시스
    ▲ 2018년 1월 22일 고대영 KBS 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 들어가고 있는 권태선 당시 KBS 이사의 모습(사진 중앙). ⓒMBC노동조합 / 뉴시스
    임기 만료 직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MBC 대주주) 신규 이사 임명 취소 소송을 내 오는 26일까지 임기가 연장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이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독일의 경우처럼 방송사 사장의 임기를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며 안형준 MBC 사장을 감싸 도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권 이사장은 6년 전 KBS 이사 시절,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내 이사회 의결을 이끌어 냈던 인물.

    당시 임기가 10개월이나 남았던 고 사장을 몰아내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 이제와서 '방송사 사장 임기 보장'을 촉구하자,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는 성토가 MBC 내부에서 터져 나온 것이다.

    MBC노동조합(3노조,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오정환·강명일)은 지난 22일 배포한 성명에서 "미디어오늘의 8월 21일자 기사("방통위 정상화, 6인 방문진 집행정지 가처분에 달렸다")에서 권태선 특유의 위선들이 보였다"며 권 이사장이 "독일 공영방송이 사장 임기를 철저히 보장하는 것을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윤석열 정권은 안형준 MBC 사장을) 지금도 해임하려고 한다. 이건 방송산업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거다"라고 밝힌 대목을 거론했다.

    권 이사장의 발언을 두고 "치가 떨린다"고 분노한 MBC노조는 "그러면 권태선은 2018년에는 왜 고대영 KBS 사장 해임에 앞장섰는가. KBS 이사였던 권태선은 그해 1월 8일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제출했고, 1월 22일 해임에 찬성 표결했다"고 강조했다.

    MBC노조는 "(권 이사장은) 2017년 12월 강규형 KBS 이사 해임 때도 지금처럼 '임기 보장' 운운하며 반대한 흔적이 없다"며 "오히려 강규형 전 이사는 권태선을 향해 'KBS 불법 장악에 앞장선 사람'이라면서 '후안무치하다. 역겹다'는 말까지 했다. 그러니 권태선이 이제 와 선한 얼굴을 지어 보여도 소름만 돋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MBC노조는 "권태선은 또 눈물 이야기를 했다"며 "정치후견주의를 운운하면서 '피눈물은 언론 현장에서 흘리고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권태선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방문진 이사장을 무려 3년 넘게 하면서 MBC 안에서 벌어지는 피눈물 나는 차별과 탄압은 왜 외면했는가"라고 반문한 MBC노조는 "우리는 권태선이 2022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MBC 내부 갈등을 해소하길 소망한다며 눈물을 흘린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고, 우리는 '악어의 눈물'을 떠올렸다"고 씁쓸해했다.

    MBC노조는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한 권 이사장이 재판부를 향해 '정치적 판단'을 주문하는 듯한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이 기사 첫머리에서 "법원에서 저희가 낸 집행정지를 인용하면, 국회도 윤석열 대통령도 방통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정말 여야 합의를 통해 새로운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거론한 MBC노조는 "이게 무슨 뜻일까. 법정 임기가 끝난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 연장 여부를 법이 아닌 정치적 잣대로 결정하라고 판사에게 종용하는 말로 들린다"며 "이번만 승소하면 여세를 몰아 방송4법을 개정하고, 좌파의 공영방송 영구장악을 이룰 수 있으니 알아서 잘 판단하라는 회유는 아닌가"라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