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시설개방 약속해놓고 나몰라라" … 서울시 강력제재 꺼낸다

아파트 단지 내 주민 공동시설 개방을 조건으로 용적률 등 혜택을 받았지만 막상 입주 후 이를 어기는 사례가 늘자 서울시가 제재 조치를 강화한다. 

시는 공공성 확보와 건전한 운영을 위한 '공동주택 주민공동시설 개방운영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정비사업 추진단지 중 주민공동시설을 개방하기로 한 단지는 31곳이다. 이중 2곳(아크로리버파크, 원베일리)은 입주를 마쳤고, 나머지 29곳은 현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시는 주민공동시설 공공성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시설개방운영에 관한 사항 지속적 명시·확약 ▲관련법령 개정 추진 ▲주민공동시설 운영권 자치구 위탁 ▲미이행시 행정조치 강화 등을 추진한다. 

우선 특별건축구역이 지정되는 건축위원회 심의부터 분양, 준공,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등 사업 단계별로 시설개방에 관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명시한다. 특별건축구역 지정 고시문 등 공식적인 문서에도 시설개방을 확약받는다.

세부적으로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신청, 사업계획 승인 신청 등 총회 의결시 주민들에게 '시설 개방' 계획을 설명한다. 특별건축구역 지정고시문, 사업시행계획인가 조건사항 및 인가 고시문에 '시설 개방'을 명시하고 고시문에도 이를 포함한다. 

입주자 모집 단계에서는 공고문에 시설개방을 명시하는 등 모집 대상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하고, 분양계약 시에도 별도 동의를 받아 분양계약서에 첨부할 방침이다.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입주 후 공동주택 단지 관리에 관한 법률인 '공동주택관리법'에 조합 등 사업 주체가 시설개방 운영을 약속한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도 이를 준수해야 함을 명시해 시설개방의 법적 근거를 강화한다. 

또 시설개방은 했지만 외부인에게 비싼 이용료를 받아 사실상 이용을 어렵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공동시설의 운영권을 자치구에 위탁한다. 

시설 운영자는 자치구의 결정에 따라 운영방식과 사용료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불편함을 만드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설개방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내린다. 건축이행강제금 부과 및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등재하고, 용도변경 등 각종 행위허가를 제한한다. 모범단지 보조금 지원 등 각종 혜택에서도 배제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일부 주민공동시설 개방을 조건으로 내부 동 간 간격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적용받은 후, 이를 어기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중대한 잘못"이라며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들이 잇달아 들어설 예정인 만큼 주민공동시설 개방이 갈등 없이 잘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