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 "지난달 31일 왕 전 청장 소환 조사 마쳐"KDDX 기본설계 입찰 전 HD현중에 유리하도록 규정 개정한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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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왕 전 청장을 지난달 31일 소환해 조사를 실시했다"며 "필요할 경우 추가로 소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왕 전 청장이 2020년 5월 KDDX 사업의 기본 설계 입찰 전 HD현중에 유리하도록 입찰 관련 '보안사고 감점 규정'을 삭제했다는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KDDX 사업은 6천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2030년까지 배치하는 사업으로, 2020년 기본설계 사업 수주전에서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에 0.056점이 앞서 수주에 성공했다.

    방사청은 2019년 9월 보안 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0.5∼1.5점을 감점하는 규정을 삭제하도록 '무기체계제안서 평가업무지침'을 개정했다. 

    이에 HD현중은 기본설계 입찰 당시 KDDX 기밀 자료 유출 사건에 연루되고도 감점 받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0.056점의 근소한 차이로 경쟁 업체인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방산업계에서는 방사청이 지침을 개정한 시점과 HD현중이 수혜를 입은 점을 들어 왕 전 청장과 HD현중 간 모종의 거래가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최근 왕 전 청장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주식 거래 정황을 포착해 관련자 1명을 추가 입건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왕 전 청장이 HD현중에 모 IT 업체를 협력업체로 지정해 달라며 청탁했고 이후 왕 전 청장의 측근들이 이 업체의 주식을 사들인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왕 전 청장도 해당 업체에 대한 차명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