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GS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전경ⓒGS건설
    ▲ GS건설이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플랜트공단' 전경ⓒGS건설
    국내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등을 제치고 해외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단순도급에서 벗어나 기술력을 키우는 동시에 민관협력사업 등 민간투자를 통한 개발사업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건설 불황이 내년에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에선 '당분간 믿을 건 해외수주뿐'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정부 역시 해외건설 수주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중동 정세가 안정되면 자재수급 불균형 등 악재가 한꺼번에 걷힐 것이란 희망도 존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위험요소는 있다.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이 치열한 도급사업 비중이 높은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관한 고찰과 향후 방향 보고서'를 보면 국내기업들이 수주한 해외건설 가운데 도급형비중은 95.6%에 달한다. 반면 개발형비중은 지난 2021년 10.1%를 기록한 뒤 작년 4.4%로 뒷걸음질 쳤다.

    도급사업은 고난도기술을 요구하는 산업설비와 인프라시설을 제외하면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수주경쟁이 치열하다. 가격경쟁력이 핵심요인으로 작용해 수익성 확보도 어렵다. 

    여기에 도급사업에서 중국과 같은 해외후발기업 저가수주로 인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고 이들 정부가 개발도상국 대상으로 경제개발 원조 등을 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반면 투자개발사업은 사업참여자들이 소요비용 일부 혹은 전부를 부담하고 발생하는 손익을 지분에 따라 분배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사업방식이다. 그렇다보니 수익성은 높지만 투자개발 전문인력 부족과 높은리스크에 국내건설사들은 투자개발형 사업에는 다소 거리를 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해외로 진출한 중국 기업들 추격이 매섭다. 중국건설사들은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며 개발도상국 내 인프라 건설을 지원한 이후 이와 연계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이처럼 시공경험을 쌓은 중국 건설사들은 병따개 모양 상하이세계금융센터를 완공하는 등 이미 초고층 시공역량마저 보유해 위협적 존재가 됐다.

    도급형사업에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진출한 기업도 많지 않은 상태다. SK에코플랜트와 GS건설 등 건설사 빼고는 수주실적도 미미한 상황이다.

    그만큼 정부 역할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기존 도급사업 수주에서 도시개발사업으로 전환을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인허가, 타당성 조사 때 정부가 자금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건설업계는 대형건설사들도 실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견·중소건설사로 내려가면 더더욱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이제 타이밍을 놓치면 반등하긴 어렵다. 건설사와 정부가 서로에게만 책임을 떠넘기기 보다는 이제 협력을 통해 건설업계 반등에 나설 타이밍이다.